“핵가족화 -개인화 따른 현대인 고독감 표출은 양국 문학의 공통 흐름”
26일 중국 샤먼 시에서 열린 제7차 한중작가회의에서 만난 소설가 김주영(왼쪽)과 판샹리. 판샹리가 “주부, 출판편집자, 작가 일을 함께 하며 다도(茶道)와 옛 시조도 공부한다”고 말하자 김주영은 “난 소설만 써왔는데도 청년 시절부터 치고 싶었던 북의 북채도 아직 못 잡아봤다”며 웃었다. 샤먼=황인찬 기자 hic@donga.com
26일 제7차 한중작가회의가 중국 푸젠 성 샤먼(廈門) 시에서 열렸다. ‘자연과 인간, 아름다운 공존의 방식’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양국 작가 40여 명이 참석했다. 작가들은 27일까지 서로의 작품을 바꿔 낭독하는 것을 비롯해 양국 문학과 문화에 대해 생각을 나눈다.
김주영과 판샹리의 대담을 통해 문학의 주제 선택, 베스트셀러 기준, 사재기 문제까지 다양한 얘기를 들어봤다. 판샹리는 루쉰문학상, 상하이문학 우수작품상을 받은 중견 작가. 주로 도시를 배경으로 한 감각적 소설을 써왔다.
▽김주영=한국은 핵가족화가 가속되면서 인간관계가 차갑고 냉정해지고 있다. 이런 ‘이성적 인간’을 그린 소설도 많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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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2년 전 중국 시안(西安)에 갔을 때 ‘베스트셀러 소설의 내용이 주로 어떤 것이냐’고 물었더니 ‘어떻게 하면 돈을 잘 벌 수 있는가’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현지 작가가 말하더라. 좀 놀랐다.
▽판=저는 생각이 좀 다른데, 현재 중국에선 추리소설 같은 장르소설이 인기가 높다. 경찰의 수사 과정이나 해커를 다룬 소설들이다.
인구 13억의 나라 중국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몇 만 부일까. 판샹리는 “보통 10만 부를 넘겨야 베스트셀러라 불리고, 가장 인기가 높은 작품은 200만 부까지 나간다”고 말했다. 인구는 한국보다 20배 이상 많지만 베스트셀러 기준은 엇비슷한 셈이다.
▽김=한국에는 현안이 하나 있다. 사재기 문제다. 한국에서 굉장히 유명한 작가(황석영)가 자기 책을 내준 출판사(자음과모음)를 고발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중국에도 이런 문제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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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을 마친 뒤 김주영에게 최근 불거진 사재기 논란과 이에 대한 23일 황석영의 기자회견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굉장히 씁쓸해요. 한국에서 첫손가락에 꼽히는 작가가 그런 피해를 입었다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작가가 회사를 고발하는 것까지는 가지 말아야 하지 않나 싶어요. 결과적으로 작가가 욕을 본 셈이 됐지만 출판사가 처음부터 작가를 욕보이려고 (사재기를) 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샤먼=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