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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으로 말하는 책

입력 | 2013-05-22 03:00:00

멘토링 관련 서적은 ‘노랑’
주식-재테크 분야는 ‘빨강’




최근 출간된 ‘하워드의 선물’(위즈덤하우스) 편집팀은 표지 디자인을 놓고 몇 주간 회의를 거듭해야 했다. 문제는 색깔이었다.

미국에서 출간된 원서 ‘Howard's Gift’의 표지는 흰색이다. 하지만 한국어판은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된 두 가지 표지 시안을 놓고 편집팀과 디자이너들이 머리를 맞댔다. 책은 심장마비로 쓰러졌다가 깨어난 교수가 인생의 멘토로 제자에게 지혜를 전하는 내용이다. 빨간색은 너무 강렬하다는 의견이 많아 책의 한국판 표지는 노란색으로 결정됐다.

출판계의 컬러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 책의 콘텐츠에 따라 표지의 색도 형형색색으로 바뀌고 있다. 오유미 위즈덤하우스 편집장은 “외국서적은 표지의 개성이 강하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표지 이미지가 책의 선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멘토가 등장하는 책은 노란색이 많다. 송호근 서울대 교수의 ‘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이와우)와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아포리아)도 멘토를 상징하기 위해 노란색을 썼다. 여성 장애인 최초로 철인 3종 경기를 완주한 사라 라이너첸의 실화를 담은 ‘그리고 축구 감독이 찾아왔다’(디오네)의 표지도 노란색이다. 최세라 예스24 도서팀장은 “출판시장이 침체됐을 때는 눈에 잘 띄는 원색 표지가 유행한다”며 “삶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전하는 멘토들의 자기관리 분야 도서들에서 노란색 표지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과 재테크 분야 책에서는 주식시세표에서 주가의 하락을 가리키는 파란색 계열이 금기시된다. 외국서적인 ‘The Simple Dollar’는 당초 하얀색 바탕의 무채색 표지였지만 ‘월급쟁이의 역습’(북앳북스)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출간되면서 빨간색으로 변신했다. 조병철 청림출판 편집이사는 “출판 디자인에서는 붉은 색 계통이 독자들의 눈을 쉽게 끄는 것으로 여긴다”고 밝혔다.

미스터리·스릴러 같은 장르소설은 검은색 표지를 선호한다. 마이클 코널리의 스릴러 소설 시리즈의 표지를 모두 검은색 계열로 편집한 알에이치코리아 김지아 편집장은 “검은색이 공포 분위기를 상징하기 때문에 스릴러나 미스터리 분야의 책은 대체로 어둠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