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성 아닐땐 자궁 살리는 수술 가능
일단 환자를 안심시킨 뒤 진찰을 했다. 환자는 물론이고 다른 의료진과 상의한 뒤 이날 바로 자궁경부원추절제술과 조직검사를 시행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였다.
일주일 뒤 검사결과를 확인하러 환자가 다시 왔다. 침윤성자궁경부암 1기라는 말을 듣고 환자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침윤성자궁경부암은 부인과 악성종양 중 가장 흔하다. 자궁뿐만 아니라 그 주위조직인 자궁방, 질의 상부까지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광범위전자궁적출술’과 ‘골반임파절제술’을 하는 게 교과서적인 치료방법이다.
출산을 꼭 해야만 하는 여성이라면 좀 다르다. 자궁체부, 몸통은 남겨두고 자궁경부, 자궁방조직, 질 상부와 골반임파절제술을 하는 ‘광범위자궁경부절제술’을 한다.
최종 조직검사 결과에서 암이 다른 부위에 전이되지 않고 절단면이 깨끗하면 자궁체부와 질을 연결하는 ‘자궁경부봉축술’을 한다. 이럴 때는 향후 임신을 할 수 있다. 이 수술은 개복수술이 아닌 복강경수술로 할 수 있으니 상처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최중섭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출산이 꼭 필요할 때는 전문의와 상의해 자궁을 보존할 방안을 찾아 향후 임신을 계획할 수 있다. 이는 모든 환자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부인과 전문의와 적극적으로 상담하고 수술 뒤 정기적인 진찰을 받는 등 노력을 해야 한다.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쉽지도 않다. 그래도 선택해볼 만한 충분한 가치는 있지 않은가.
최중섭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