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운명의 3연전’ 대표팀 명단 발표金, 인천 돌풍 이끌며 제2전성기… 3경기 다 뛰면 센추리클럽 가입
2002년 한일월드컵의 영웅 ‘진공청소기’ 김남일(36·인천 유나이티드·사진)이 2010년 남아공 월드컵 후 3년여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최강희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16일 발표한 레바논(6월 5일) 우즈베키스탄(6월 11일) 이란(6월 18일)과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연전 대표팀 명단에 김남일의 이름 석 자가 선명히 적혀 있었다. 최 감독은 “김남일이 지난해 말부터 인천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 왔기 때문에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일은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선 남아공 월드컵 조별예선 나이지리아전에서 큰 실수를 했다. 한국이 2-1로 앞선 후반 19분 교체 출전한 그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반칙을 해 페널티킥을 내줬다. 나이지리아의 페널티킥 성공으로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한국은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이뤄냈지만 팬들은 결과에 상관없이 불필요한 반칙을 한 김남일을 맹비난했다. 김남일은 “후배들을 격려하고 다독거려야 했는데 오히려 위로를 받는 처지가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월드컵이 끝난 뒤 더이상 그는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승점 11)에 이어 최종예선 A조 2위에 올라 있는 한국(승점 10)은 다음 달 5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리는 레바논과의 방문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3위 이란, 4위 카타르(이상 승점 7)가 맹추격하고 있는 만큼 본선 직행을 위한 최종예선 조 1, 2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승점 추가가 절실하다. 대표팀 최고참이 된 김남일은 “철저한 몸 관리와 축구 감각을 유지한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든 대표팀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다”며 “주인공이 되기보다는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현재 A매치 97경기에 출전한 김남일은 다음 달 예선 3경기를 모두 뛸 경우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뛴 선수) 가입’이라는 선물까지 받게 된다.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25명)
△골키퍼=김영광(울산) 정성룡(수원) 이범영(부산) △수비수=김치우(서울) 박주호(FC바젤) 정인환(전북) 김기희(알사일리야) 곽태휘(알샤밥) 장현수(FC도쿄)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신광훈(포항)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미드필더=이명주(포항) 한국영(쇼난 벨마레) 이근호(상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김남일(인천) 이승기(전북) 박종우(부산) 황지수(포항) 이청용(볼턴) 손흥민(함부르크) 김보경(카디프시티) △공격수=김신욱(울산) 이동국(전북)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