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인 스포츠부 기자
그런데 팁(수고비 웃돈)은 초보가 더 많이 받는다. 애리얼리 교수는 “베테랑들은 돈을 너무 쉽게 버는 것처럼 보여 사람들은 베테랑들한테는 짠돌이가 되지만, 초보들한테는 노력에 걸맞은 후한 팁을 주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보가 베테랑이 되기까지 고생한 ‘보이지 않는 시간’이 당장 눈앞에서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런 비상식이 상식으로 둔갑하는 것이다.
야구도 비슷하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의 니시오카 쓰요시(西岡剛)가 썼다는 ‘야구론’이라는 글에는 “야구는 경기 전에 땀을 흘리는 스포츠”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 글이 특히 강조하는 건 ‘재미없는 수비’다.
프로야구 막내 구단 NC 선수들은 아직 ‘재미없는 수비’를 제대로 못해 “저건 프로도 아니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28일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NC 선수 9명의 통산 타수를 다 더해도 6782타수로, 팀의 전준호 작전 코치(6928타수) 한 명만도 못하다. 그마저 수비를 하지 않는 지명타자 이호준(4865타수)을 빼면 1917타수가 전부다. 아직 ‘초보 열쇠 수리공’들인 셈이다. 그래서 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건 비난과 비판이 아니라 ‘후한 팁 인심’이다. NC 선수들도 후한 팁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더 많은 땀을 흘려야 한다. 상식적인 소비자라면 언제까지나 무턱대고 팁을 남발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황규인 스포츠부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