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보고-추경처리에 서울로 출근… 산하단체-유관기관에 집무실 마련국장급도 장관따라 ‘메뚜기’ 생활… 국회안팎 “여의도가 2행정수도 됐다”
현재까지 세종청사에 입주한 부처는 국무총리실을 비롯해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다. 정부서울청사 10층에도 합동사무공간이 있지만 각 부처는 대부분 서울에 있는 산하단체나 유관기관에 별도의 ‘장관실’을 마련했다. 과거에도 정부과천청사에서 근무하는 장관들의 경우 청와대나 국회보고 때 산하기관 등에 있는 ‘임시 사무실’에 잠깐씩 들렀지만 세종청사 출범 이후 이 공간들이 아예 ‘집무실화’되고 있는 형편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취임 이후 주요 일정을 대부분 서울 중구에 있는 예금보험공사의 별도 집무실에서 소화했다.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비롯해 경제정책방향 관계부처 합동브리핑, 경제5단체장 합동 간담회 등을 모두 이곳에서 진행한 것. 성 김 주한미국대사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앨빈 로스 스탠퍼드대 교수 등을 면담한 장소도 예금보험공사였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28일 “서울에서 참석해야 하는 회의가 많기 때문에 부총리가 세종시에서 업무를 본 것은 몇 차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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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들은 그나마 별도의 사무실이 있지만 해당 부처 고위 공무원들은 장관의 위치에 따라 출근 장소를 바꿔야 하는 ‘메뚜기’ 신세다. 기재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세종청사에 개인 사무실이 있지만 세종청사 사무실로 출근한 날이 거의 없는 것 같다”면서 “부총리의 일정과 그날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일할 장소를 물색하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서울이나 과천에 있는 부처의 장관들도 최근 국회를 찾는 경우가 부쩍 늘어나 국회 안에 별도의 공간을 확보했다. 안전행정부 장관의 경우 국회 경찰경비대 사무실을 임시 베이스캠프로 활용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국회를 방문할 때마다 국회 우체국 접견실을 임시 사무실로 쓰고 있다.
길진균·박재명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