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시장, 금리 하락에 ‘베팅’
25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05% 포인트 떨어진 2.56%로 마감됐다. 한은이 기대보다 높은 GDP 성장률을 내놨지만 채권 금리 하락세가 꺾이지 않은 것이다.
채권 금리는 이달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또 동결하자 급격히 치솟았지만 이후 빠르게 안정세를 찾았다.
채권시장으로 자금 유입도 활발하다. 금리가 인하되기 전 이미 발행된 채권을 사들이려는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장기 채권형 펀드의 잔액은 19일 현재 5443억 원으로 연초 대비 800억 원가량 늘었다. 금통위 금리 동결 직전인 10일(5402억 원)보다는 40억 원가량 증가한 수치다.
투자자들이 몰린 이유는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채권투자로 이익을 보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하락 전에 3%짜리 금리를 주는 100원짜리 채권을 사두면 다음 달 기준금리가 실제 떨어질 경우 더 높은 금리를 주는 3%짜리 채권의 인기가 올라 투자자는 100원보다 높은 가격에 채권을 팔 수 있다.
○ 국내 경제 비관론 득세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 수석연구원은 “원자재 시장이 위축되는 등 글로벌 경기 둔화 징후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어 당장 2분기 국내 경제 성장률에 대한 시장의 확신이 없는 상태”라며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고 채권을 사들이는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영 NH-CA자산운용 포트폴리오 팀장은 “내수 부양과 가계부담 축소를 노리는 정부의 입김도 점차 강해지면서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는 시간문제’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 동결 기조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다걸기’ 하다가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한은이 지난해 3분기가 국내 경제의 저점이었고 앞으로 점차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내다본다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점차 옅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도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해서 기관 등 채권 투자자가 채권 유통시장에 매달리는 측면도 있다”며 “시장의 예측과 달리 금리가 움직일 경우 큰 손해가 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