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이시영, 태극마크 품다

연기자 겸 복싱 선수 이시영. 동아닷컴DB

복싱 48kg급 대표선발전 결승전 극적 역전승
3일간 물도 못먹어…女 연예인 첫 국가대표

연기자 이시영이 연예계에서 전례가 없는 특별한 이력을 완성했다. 이시영이 여자 연예인으로는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24일 충북 충주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 복싱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48kg급에 출전한 이시영(31·인천시청)은 김다솜(19·수원태풍체)을 22대 20으로 누르고 복싱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30대에 접어든 나이, 연예인이란 특수한 상황을 뛰어넘어 이룬 성과이다.

이날 경기 초반 이시영은 상대의 강력한 공격으로 얼굴을 수십 차례 맞았다. 얼굴은 곧바로 벌겋게 부어올랐다. 경기 초반 밀리던 이시영은 2라운드에서 동점을 만든 뒤 3라운드에서 승부를 뒤집었다. 주 특기인 왼손 스트레이트가 적중해 역전승을 이뤘다.

이시영은 2011년 서울신인아마추어복싱전 우승을 차지해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전국아마추어복싱선수권대회 겸 2013 복싱 국가대표 1차전 준우승에 이어 이번 최종 선발전에서 당당히 국가대표로 뽑혔다.이시영은 지난해부터 자신의 목표는 올림픽이라고 밝혀왔다.

이시영이 복싱을 시작한 건 2010년. 출연하려던 단막극에서 복서 역을 맡아 ‘기본 동작’을 익히려고 체육관을 찾았다. 단막극 방송은 무산됐지만 복싱은 멈추지 않았다. 올해 1월31일 인천시청에 입단한 이시영은 10월 전국체전과 내년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을 목표로 한다. 체급도 51kg으로 올린다. 훈련에 집중하려고 인천에 집도 얻었다.

국가대표 선발 직후 이시영은 “3일 동안 물도 못 마셨다”며 “터무니없지만 꿈은 크게 갖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본업’도 놓지 않는다. 이시영은 여름께 공포영화 ‘이야기’로 관객을 찾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