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에 재수해서 일자리 얻어 월급도 좋지만 활력 되찾아 기뻐”
16일 경기 성남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실버사원 발대식’에서 올해 뽑힌 60세 이상 사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LH 제공
23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9단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아파트에서 직원 명찰이 달린 연두색 조끼를 입고 도시락을 나르는 우성일 씨(73)의 발걸음은 힘찼다. 이곳에 사는 홀몸노인과 장애인 가정에 급식을 전달하는 길이었다.
그는 지난달 초부터 이 아파트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실버사원이다. LH는 올 초 노년층에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만 60세 이상의 실버사원 3000명을 뽑았다. 2010년 2000명, 2012년 2000명에 이어 세 번째다.
광고 로드중
아파트 현장에 배치받기 전 실버사원이 싱크대 보수 교육을 받는 모습. LH 제공
하루 4시간씩 주5일을 일하고 한 달에 55만 원을 받지만 월급보다 더 큰 소득은 따로 있다. 그는 “조금이라도 벌어 가계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다시 일하는 것만으로도 사회에서 쓸모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것 같아 날마다 새로 태어나는 기분”이라며 “나뿐만 아니라 아내도 자부심이 생기고 활력을 되찾았다”고 강조했다.
우 씨는 경찰공무원으로 퇴직한 뒤 60세부터 8년간 개인택시를 몰다 그만뒀다. 복지관에서 아동 귀가 도우미를 하며 일자리를 찾았지만 노인에게 일할 기회를 주는 곳은 없었다. 그는 “나는 다행히 신문을 보고 LH에서 노인에게 일자리를 준다는 소식을 알게 됐지만 이런 기회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며 “공기업 외에 대기업들도 나와 같은 노인이 일할 의욕도 있고, 체력도 된다는 점을 알고 우리를 더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실버사원 제도로 채용된 어르신뿐 아니라 임대아파트 입주자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다”며 “입주자들에게 공공서비스 질을 높여주고 고령자들에게 인생의 제2막을 선물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제도”라고 자평했다.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