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 25일 유럽축구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열려
2002∼2003시즌부터 7시즌 동안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단 한 팀도 진출시키지 못하는 등 침체기를 겪었던 분데스리가는 2009∼2010시즌 바이에른 뮌헨을 시작으로 매 시즌 소속 팀을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시키고 있다. 분데스리가의 상승세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10여 년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다.
유로 2000 당시 강호로 꼽혔던 독일은 조별 예선에서 1무 2패의 처참한 성적으로 탈락했다. 주전들의 노령화가 문제였던 독일은 ‘녹슨 전차 군단’이라는 조롱까지 받았다. 충격에 빠진 독일축구연맹(DFB)은 그해 12월 칼을 빼들었다.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기 위해 자국 프로리그의 유소년 정책을 개혁했다. DFB는 분데스리가의 1, 2부 팀들이 필수적으로 유소년 아카데미를 갖추도록 지시하는 동시에 지도자 교육, 경기장 시설 확충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어린 선수들이 최적의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블리처리포트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0년까지 DFB가 투자한 돈은 5억2000만 유로(약 7600억 원)에 달한다.
챔피언스리그 등 각종 대회 성적을 토대로 산정하는 유럽 리그 랭킹에서 한동안 4위에 머물렀던 분데스리가는 2010∼2011시즌에 3위였던 세리에A(이탈리아)를 넘어섰고, 현재 프리메라리가(1위)와 프리미어리그(2위·잉글랜드)를 맹추격하고 있다. 이번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은 분데스리가가 프리메라리가의 콧대를 꺾고 유럽 축구의 정상에 복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