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근속자 자녀 2차전형서도 가산점… 취업준비생들 “정규직 대물림” 비난
기아자동차 노사가 광주공장 생산직 신규 직원 채용 때 장기근속자 자녀에게 추가 가산점을 주기로 해 “세습 채용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차지부 광주지회 등은 최근 노사협상에서 생산직 직원 신규 채용 때 정년퇴직자나 25년 이상 장기근속자의 직계 자녀 1명에 한해 채용규정에 적합한 경우 우선 채용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정년퇴직자나 장기근속자의 직계 자녀에게 2차 면접 때 면접점수의 5%를 더 준다는 내용이다. 동점자가 발생하면 장기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기아차는 장기근속자 직원 자녀 1명에게 1차 서류전형 때만 10%의 가산점수를 줬다. 지난해 광주공장을 비롯한 3개 공장에 채용된 생산직 260여 명 가운데 장기근속자 자녀는 3, 4명에 불과했다.
이에 노조는 1·2차 전형에 각각 가산점수 5%씩 더 달라며 개정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장기근속자 자녀에게 2차 전형에서도 가산점수를 줘 부모가 회사에 이바지한 공로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취업 준비생들과 비정규직 직원들은 “노조가 자녀들에게 평균 연봉 8000만 원에 달하는 정규직 자리를 대물림하는 ‘현대판 음서제도’를 강행하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