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브루스(26·신시내티).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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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추신수(31)가 새로 이적한 신시내티 레즈에서 시즌을 맞이했다. 수비 위치도 기존 우익수에서 중견수로 옮겼다.
중견수는 우익수에 비해 수비 범위가 넓다. 당연히 할 일도 많고 체력 소모도 크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신시내티에는 이미 기존의 우익수이자 차세대 거포로 불리는 제이 브루스(26)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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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때만 해도 그는 수많은 유망주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그가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차세대 거포로 변신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추신수(왼쪽)와 제이 브루스(이상 신시내티). 동아닷컴
데뷔 첫 해였던 2008년 21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한 브루스는 그 흔한 2년차 징크스도 겪지 않으며 2009년에도 22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그 후 브루스의 홈런 수는 2010년 25개, 2011년 32개로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더니 작년에는 무려 34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내셔널리그 홈런부문 3위에 올랐다. 특히 브루스는 2011년 9월 27일 만 24세 5개월 만에 100호 홈런을 기록, 신시내티 구단 역사상 세 번째로 어린 나이에 100호 홈런을 달성한 주인공이 됐다.
지난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된 것은 물론 지난해에는 최고 거포에게 주는 실버슬러거 상도 수상했다. 메이저리그 5년 통산 134홈런.
브루스에게 더 이상 유망주라는 꼬리표는 보이지 않는다. 그는 이제 당당히 라이언 브라운(30·밀워키), 지안카를로 스탠튼(24·마이애미)과 함께 메이저리그 차세대 거포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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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브루스(26·신시내티). 동아닷컴
다음은 브루스와의 일문일답.
-시즌 개막이 며칠 안 남았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인터뷰는 시즌 개막 전 이뤄졌다.)
“지난 두달 간의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그 어느 때 보다 더 열심히 시즌 준비를 해왔고 현재 몸 상태도 자신 있게 100%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매우 좋은 편이다.”
-나이(26세)에 비해 빅리그에서 일찍 성공했다. 비결이 있다면?
“어려서부터 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해 한 길만 바라보며 최선을 다해 꾸준히 노력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빅리거가 된 후에도 늘 꾸준함을 유지하기 위해 항상 긴장하고 노력한다. 야구라는 게 항상 잘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슬럼프가 찾아오는 것 같으면 평소보다 더 많이 연습하고 노력한다. 그 것이 비결이기도 하고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동안 큰 기복 없이 일정한 실력을 유지하고 싶은 게 목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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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4~5세 때 였던 것 같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T볼부터 시작했다.”
-어렸을 적 좋아했던 팀과 롤모델은?
“롤모델은 켄 그리피 주니어였고, 가장 좋아했던 팀은 내가 텍사스 휴스턴 근처에 살아 자연스럽게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가장 좋아했다.”
-연습이나 경기가 없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
“(웃으며) 말 그대로 쉬는 날은 외출도 잘 안하고 집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무조건 쉰다.”
제이 브루스(26·신시내티). 동아닷컴
-어떤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나?
“특별히 좋아하는 장르 없이 모든 음악을 다 좋아한다. 잡식성이다. 하하.”
-야구를 시작하고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언제였나?
“지난 2010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챔피언을 가리는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쳤을 때가 야구를 시작한 후 가장 짜릿하고 행복한 순간이었다.”
-메이저리그 투수 중 가장 까다로운 투수를 꼽자면?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좌완 완디 로드리게스이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유독 그 친구의 볼은 잘 보이지 않아 공략하기 힘들다. 로드리게스를 상대로 잘 친 기억이 전혀 없을 정도다.”
-로드리게스 때문에 타율이 많이 깎였겠다.
“(웃으며) 그렇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다. 그를 공략하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구단에서 우승을 위해 오프시즌 동안 새로운 선수를 많이 영입했다. 특히 추신수도 영입했으니 올 시즌은 반드시 우승하고 싶다.”
-아직 젊은 나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이루고 싶은 장기적인 목표가 있다면?
“특별히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기 보다는 가능하다면 건강하게 오랜 시간 선수생활을 하고 싶은 게 목표이다.”
-당신도 징크스가 있나?
“전혀 없다. 한 가지 있다면 징크스를 갖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게 징크스일 정도다. 잘 알겠지만 징크스를 갖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웃으며) 징크스를 갖기 시작하면 무척 피곤해진다.”
제이 브루스(26·신시내티). 동아닷컴
-다시 태어나도 야구를 할 것인가?
“물론이다. 메이저리거는 내 평생 소원이었고, 그 소원을 이뤘다.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야구선수가 될 정도로 야구를 좋아한다.”
-당신도 혹시 별명이 있나?
“있다. 팬들이 지어준 건데 ‘전능하신 브루스(Almighty Bruce)’이다. (웃으며) 좀 쑥스럽다. 하하.”
-당신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것 세 가지만 말하라면?
“(웃으며) 어려운 질문이다. (잠시 생각하더니) 야구와 음악 그리고 물이다.”
-메이저리거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우선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아울러 한 가지 덧붙이자면 가능한 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들으라는 말도 해주고 싶다. 여러 선수나 지도자의 다양한 조언을 듣다 보면 자신에게 잘 맞는 연습 법이나 필요한 것들을 그만큼 더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브루스 당신에게 ‘야구’란?
“내 삶의 거의 모든 추억이 야구와 연관된 것일 정도로 야구는 내 삶의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끝으로 한국에 있는 당신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먼저 나의 팬이 돼 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기 위해 그 동안 준비를 많이 했으니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한국에서도 지켜봐 주고 계속 응원해달라. 고맙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indiana.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