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주택시장 종합대책’ 발표 이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을 환영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분당은 수직 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한 이번 대책으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는 곳. 대책 발표 이후 집주인들은 내놨던 물건을 상당수 거둬들였으며, 호가도 1000만∼2000만 원 이상 높여 부르고 있다.
분당구 정자동 유시희 중앙공인 대표는 “대책 발표 전에는 좋은 물건이라도 사려는 사람이 없었는데 이번 주말엔 한솔마을 50m²대 아파트를 보지도 않고 바로 계약하고 갔다”고 말했다.
○ 대기 수요자 계약으로 돌아서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도 대기 수요자들이 서서히 매수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고영숙 목동공인 대표는 “대책이 본격적으로 효과를 내면 집값이 뛸 것이라고 보고 이 동네에서 집을 사려고 봐뒀던 실수요자들이 계약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5억 원대 안팎에 나왔던 아파트는 대책 발표 이후 호가가 3000만 원씩 올랐다.
서울 강남 일대에서는 양도소득세 면제 대상인 전용면적 85m² 이하이면서 9억 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강남구 개포동, 송파구 가락동 등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뛰고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의 이창균 칠성공인 대표는 “은마 전용면적 76m²가 7억8000만 원에 계약되는 등 이번 주에는 평소보다 많은 3건이 팔렸다”고 전했다.
분양시장도 수요자 관심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 동탄2신도시에서 2∼4일 계약을 진행한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는 85%의 계약률을 달성했다. 대림산업이 지난해 10월 서울 성북구 보문동에서 선보인 ‘e편한세상 보문’은 하루 5건 미만인 문의전화가 대책 발표 이후 20건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주택시장에서도 선뜻 거래에 뛰어들지 않는 실수요자가 많다.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 김석훈 부자마을공인 대표는 “그동안 실수요자들이 정부 대책이 나와도 매번 국회에서 발목 잡혀 시행이 안 되는 걸 너무 많이 경험했다”며 “이번 대책이 국회를 통과해야 실수요자가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값은 9억 원이 안 되지만 전용 85m²를 초과하는 중대형 아파트가 많아 이번 양도세 면제 혜택에서 비켜간 경기 용인, 파주, 김포 일대 부동산 시장도 정치권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이번 부동산 대책이 시행되기 위해 국회를 통과해야 할 법이 20여 개에 이른다”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치권의 발 빠른 대처가 필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