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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함께 지자체가 뛴다]韓中 거미줄 결연 맺었다… 이젠 신성장 결실 맺어야

입력 | 2013-04-01 03:00:00


중국과 함께 지자체가 뛴다

국내 지방자치단체에 ‘차이나 열풍’이 불고 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에서 민간기업이 활력을 찾는 것처럼 지자체도 중국 지자체와의 교류에서 지역경제를 살리는 새로운 동력을 찾고 있다. 이는 중국 관광객이나 유학생, 중국 자본 투자 유치, 때로는 중국 시장 개척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양국 지자체 간의 교류는 엄청난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자치단체장이나 고위 공무원들의 상호 방문과 친목 도모 등 ‘단순 교류’이거나 ‘보여주기 식 행사’ 수준에 머물렀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각 지자체가 지역의 새로운 경제 활력을 찾기 위해 실질적 협력을 모색하는 새로운 단계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특히 일부 지자체가 벌이는 대형 프로젝트는 중국 자본의 직간접 투자 등 ‘차이나 팩터(China factor)’가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아일보는 지자체의 국제 교류 지원을 주요 업무로 하는 안전행정부와 공동으로 지역 경제의 새로운 동력을 찾기 위한 각 지자체의 ‘차이나 드림과 차이나 프로젝트’를 시리즈로 소개한다.

서울시는 21일부터 27일까지 베이징(北京)에서 양국 수도 간 자매결연 20주년을 기념하는 ‘서울 주간 행사’를 개최한다. 박원순 시장과 왕안순(王安順) 베이징 시장 등 양측 고위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연다. 세계적인 명성의 지휘자 정명훈 씨가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가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경축 공연도 한다. 10월 말에는 서울에서 ‘베이징 주간’을 개최해 두 도시 간 우호 분위기를 한층 높인다.

경북도는 4일부터 6일까지 산시(陝西) 성 시안(西安)에서 ‘실크로드 그랜드 바자르’ 행사를 개최한다. 시안은 중국 정부가 중서부 개발의 거점 도시로 집중 육성하는 곳. 김관용 지사가 이끄는 경북도 대표단은 행사 기간 중 ‘중국동서부투자무역상담회’에 참가해 중국 내륙 시장 개척을 위한 교두보 확보에 나선다. 경북은 산시 성과 자매결연을 하고 기념비와 상징물 제막식도 연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제주도는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에서 공무원, 시민, 학생, 관광업계 관계자 등 2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튼튼관광 제주’ 출정식을 열었다. 부산과 제주FC의 축구 경기 응원을 겸해 열리는 것으로 ‘관광 제주’의 품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것을 다짐했다. 특히 지난해 100만 명을 넘어선 중국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한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의지를 다지는 자리였다.

한중 양국 지자체 간 교류는 이미 세계 어느 나라의 관계에서도 볼 수 없는 거미줄 같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안행부 국제행정발전지원관실과 시도지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광역 및 기초 지방자치단체가 중국 각 지자체와 맺고 있는 자매(185건) 및 우호 도시(327건) 관계는 모두 512건에 이른다. 한국에는 강원도, 충북 단양군 등 24개 지자체에 중국 지자체에서 28명의 공무원이 와 교류 중이다. 일본이 16명을 파견하고 있는 것보다 많다. 한국의 11개 광역 지자체도 21명의 주재관을 파견했다.

공무원 상호 교류는 광역 지자체에 그치지 않는다. 대전 서구와 저장(浙江) 성 원링(溫嶺) 시도 직원을 서로 파견하는 등 공무원 상호 교류는 점차 기초 지자체로 퍼져 나가고 있다. 파견 분야도 일반적인 통상 및 경제 협력 외에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전남 구례군은 2001년 안후이(安徽) 성 츠저우(池州) 시에 농촌지도사를 파견해 오이 재배 기술을 전해 준 바 있다. 국내 지자체가 중국과 벌이는 합작 프로젝트의 분야와 항목도 크게 다양해지고 있다. 2002년 문을 열었으나 승객이 없어 한때 ‘유령 공항’이라고까지 불렸던 양양국제공항은 중국 관광객 증가로 회생의 길로 들어섰다. 강원도가 중국 지방정부와 적극적으로 접촉해 항공 노선을 여는 등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선 것이 큰 기반이 됐다.

서울은 대형 백화점의 면세점뿐 아니라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 등 대형 재래시장도 중국 관광객들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전북의 새만금 사업, 전남의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 복합리조트 개발 사업 등 대규모 사업은 중국 자본의 유치가 필요하거나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중국인 고객이 필요하다. 경기 평택과 충남 당진 아산 등에 걸쳐 있는 황해경제자유구역은 ‘대중국 수출입 전진기지 육성’이 핵심 목표 중 하나다. 경기도의 경우 도내 27개 대학과 도가 ‘대학 국제교류처장 협의회’를 구성해 중국 유학생 유치를 위해 공동 노력하고 있다. 10월에는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산둥(山東) 성 정부와 대학 박람회를 개최해 경기도와 산둥 성의 대학이 양방향으로 대학생을 유치하는 행사를 연다. 경남도는 지난해 관광개발기업인 친룽(秦龍) 그룹과 도 일원에 297만 ㎡(약 90만 평) 규모의 사파리 야생동물원을 조성한다는 내용의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각 지자체는 중국팀 같은 별도 조직이나 중국 업무 주무관을 배치해 늘어나는 중국 업무에 대비하고 있다. 중국 연안 지역의 지방 정부들도 대부분 조선족 교포나 한국어가 가능한 한족 직원을 두고 있다.

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인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중국과의 교류 확대는 지자체 자율 외교와 지방 민간이 함께하는 공공외교의 새 지평을 열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구체적인 사업 아이템으로 실질적인 협력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인들은 서로 친숙해지는 데 어느 정도의 ‘스킨십’ 기간이 필요해 너무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김원진 안행부 국제행정발전지원관은 “그동안 공고해진 민간 차원의 경제 협력을 바탕으로 양국의 지방 정부 간 ‘윈윈’ 관계를 구축한다면 양국 중앙 정부 간 정치적 신뢰를 두텁게 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원관은 또 “안행부가 중국에 대해 가진 정보와 네트워크를 최대한 지자체와 공유해 교류 협력을 도울 것”이라며 “중국에서 지방정부의 권한이 강화되고 지자체의 독자적인 활동이 강화되는 시점임을 잘 파악해 지자체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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