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속옷의 상식
산 정상은 아직 춥다. 몸에 밀착되면서 적당한 보온효과를 가진 속옷을 입는 게 좋다. 동아일보DB
하지만, 잠깐! 여기서 꼭 알아야 할 점이 있다. 날씨가 따뜻해졌다고 해서 방심했다가는 저체온증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흔히 입는 면 소재의 속옷을 입었을 경우 그 위험이 더 높아진다. 면은 땀을 흡수한 후 그대로 유지한다. 즉, 축축하게 젖은 상태로 있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몸이 식거나 찬 바람을 맞으면 감기 또는 저체온증에 걸릴 수 있다. 자칫하면 따뜻한 봄날 산 위에서 추위에 벌벌 떨다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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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소재 속옷은 금물
면 속옷이 땀에 젖으면 피부에 착 달라붙는다. 여기에 찬 바람이 불면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봄철은 저체온증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다. 특히 산 중턱이나 정상과 등산로 입구의 체감 기온은 현격하게 다르다.
지상에서 500m 높이의 산에 오른다고 가정해보자. 보통 고도가 100m 올라갈 때마다 기온은 1도 정도씩 낮아진다. 산 아래가 영상 15도일 때 정상의 기온은 10도라고 보면 된다. 정상 근처서는 바람도 분다. 그 바람의 세기가 초속 5m가량(선풍기를 가장 약하게 틀었을 때의 풍속)라고 해 보자. 체감온도는 초속 1m에 1.6도씩 떨어지니, 초속 5m에서는 체감온도가 8도 정도 내려간다. 고도와 바람을 고려하면 체감온도가 0도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코오롱등산학교 교육센터의 김성기 팀장은 “몸이 땀에 젖으면 체온이 빨리 떨어지기 때문에 쉽게 피로해지고 피부 건강에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드시 제대로 된 등산용 내의를 갖춰 입어야 한다”며 “땀에 젖은 속옷을 입느니 차라리 ‘노팬티’가 낫다는 말까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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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스포츠 제공
지나치게 멋을 부려 봉제선이 과도하게 들어간 것은 피하는 게 좋다. 봉제선이 많거나 지나치게 거친 소재의 제품은 피부를 자극해 물집이 생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김 팀장은 또 “품이 넉넉한 속옷은 등산용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몸을 조여서 활동을 방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신축성이 있어 피부에 적당히 밀착되는 속옷을 입어야 행동이 편해지고 땀이 바로 흡수 증발되기 때문이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