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고려대에서 후지모리 ‘야방가르드’ 건축세계 조명
공중에 매달아 놓은 차실 소라도부도로부네(2010년). ‘하늘을 나는 진흙배’라는 뜻인데 안으로 들어가려면 사다리를 놓고 3m 넘게 올라가야 한다. 후지모리 데루노부 교수 제공
토속적이면서도 낯선 건축언어로 ‘앞선 야만’, 혹은 ‘야방가르드(야만의 일본어 발음인 야방+아방가르드)’ 건축가로 불리는 후지모리 데루노부 도쿄대 명예교수(67·사진). 그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심포지엄 ‘후지모리 데루노부의 건축세계’가 29일 오후 3시 서울 고려대 자연계캠퍼스 하나스퀘어 강당에서 열린다. 고려대 건축학과와 공학기술연구소, 한국건축역사학회가 공동 주관하는 행사로 한국연구재단이 후원한다. 건축사 연구로 유명했던 후지모리 교수는 45세에 건축설계에 뛰어든 이후 자연 재료로 마감하고, 지붕에 초목을 심으며, 단순 기술을 이용한 수작업을 도입한 20여 개 작품을 통해 독특한 건축세계를 선보였다.
야방가르드 건축의 절정을 보여주는 작품이 ‘하늘을 나는 진흙배’라는 뜻의 소라도부도로부네. 2010년 고향인 나가노 현 지노시미술관 앞마당 지주에 철선으로 매달아 놓은 차실인데, 석기시대에서 날아온 미확인비행물체(UFO) 같다. 위엔 토속의 너와지붕 느낌이 나도록 동판을 접어 올리고 아래쪽 몸통은 진흙을 입혔다. 그의 독특한 건축세계에 대해 올해 프리츠커상 수상자 이토 도요는 “토착적일 뿐만 아니라 미지의 세계에서 날아와 착지한 듯하다”고 평가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