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100주년 기념 기획전
전시실 한쪽에는 김환기의 유품으로 1970년대 미국 뉴욕의 아틀리에를 연출해 놓았다.화구 박스와 물감, 붓, 이젤, 작업복, 그리고 그가 아끼던 기타도 보인다. 환기미술관 제공
김환기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삶과 예술 세계를 집약한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 환기미술관에서 6월 9일까지 열리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전. 최초의 추상화 ‘집’을 비롯해 ‘론도’ ‘달밤의 섬’ ‘새벽별’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연작 등 유화, 드로잉, 오브제 70여 점을 선보인다. 아울러 그의 삶을 보여주는 사진과 기록, 유품도 전시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울·동경시대’ ‘파리시대’ ‘뉴욕시대’로 나뉘어 구성된 전시를 보고 나면 김환기의 전기 한 권을 읽은 듯 그의 일생에 푹 빠져들고 만다.
동아일보는 1935년 9월 6일자에 ‘청년화가 김환기 군 이과전(二科展·일본의 유명 미술전)에 초(初·첫)입선’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실어 한국 미술계에 그의 등장을 알렸다. 도쿄 니혼대 미술부에 유학하던 시절 그린 ‘종달새 노래할 때’로 얻은 영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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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한국대표로 참가한 직후 뉴욕에 정착해 점, 선, 면의 순수 조형요소로 가득 찬 대형 전면점화(全面點畵)를 이룩하기에 이른다. 전시관 3층에 이르면 김환기 예술의 정점을 이룩한 무한한 점들에 둘러싸여 환상을 만끽할 수 있다.
이번 기획전의 제목은 김환기와 절친했던 김광섭 시인의 시 ‘저녁에’의 마지막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1970년 한국일보 주최 제1회 한국미술대상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환기의 작품 제목이기도 하다. 5000∼7000원. 02-391-7701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