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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직원, 서남대 설립자에 감사정보 주고 거액 챙겨

입력 | 2013-03-21 03:00:00

사학 감사담당자 구속… 이홍하씨는 보석취소 재구속




교육과학기술부 사학 감사 담당자가 사학 비리로 구속된 서남대 설립자 이홍하 씨(74)에게 감사 정보를 알려주고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이 씨가 다른 교과부 공무원들에게도 로비를 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교과부의 감사 계획 등을 알려주고 이 씨로부터 2200만 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교과부 사학 감사 담당 양모 씨(39·6급)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2011년부터 서남대 등 사학 감사 업무를 맡은 양 씨는 그해 3월 지인의 소개로 이 씨를 알게 된 뒤 300만 원을 받는 등 지난해 말까지 4, 5차례에 걸쳐 22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양 씨는 지난해 5월 태국 한글학교에 파견 근무할 당시 이 씨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승용차 구입비용 3000만 원 중 1000만 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해 이 씨에게 1000만 원 상당의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 결과 양 씨는 이 대가로 매년 진행되는 교과부의 정기 감사가 어떤 항목으로 진행될 것인지를 알려줘 대학 측이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서남대는 2011년과 2012년 정기 감사에서 아무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검찰은 이 씨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서남대, 한려대, 광양 보건대, 신경대 등 4개 대학의 교비 1004억 원을 횡령하면서 기록한 비밀 장부를 분석해 양 씨가 돈을 받은 것을 밝혀냈다.

한편 광주고법 제1형사부는 이날 이 씨 등 4명에 대한 보석허가를 취소하고 재구속했다. 이 씨 등 4명은 지난해 11월 구속 기소된 뒤 올 2월 수술 등 이유로 광주지법 순천지원이 보석을 허가해 논란을 빚었다.

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