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희진 산업부 기자
관광상품이라고 하지만 특별한 건 없다. ‘1차’에서는 식당에서 고기에 술을 곁들이고 ‘2차’에서는 광장시장을 돌며 녹두빈대떡을 먹는 식이다. 우리에겐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인데 외국인의 눈에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이 투어를 체험한 관광객들은 “관광책자에서 볼 수 없는 한국의 진짜 민낯”이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입소문을 내고 있다. 광고나 홍보 한번 없이 온고푸드의 고객은 지난해 3000명을 넘었다.
‘미국 뉴요커가 한식을 어떻게 인식하는가’로 박사논문을 썼던 온고푸드의 최지아 대표(45)는 프랑스 와이너리투어와 스페인 타파스(전채요리)투어를 보고 나이트 다이닝투어를 기획했다. 단순히 맛집들을 묶어 소개하는 것과 달리 여러 개 콘텐츠를 선별해 하나의 스토리로 엮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온고푸드는 박물관 큐레이터처럼 외국인에게 한국의 식문화를 설명하는 ‘푸드 큐레이터’라는 직업을 만들어 자격화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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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온고푸드처럼 기존 관광상품의 틀을 깨는 다양한 시도가 등장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창조관광 프로젝트는 관광산업의 판을 넓힐 수 있는 좋은 본보기다. 외국인 여성 관광객에게 필요한 여행 준비 상품을 숙소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나 여행일과를 마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파티투어 등은 잘만 발전시키면 킬러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최 대표는 ‘배달민족’의 저력을 보여줄 다음 상품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한강둔치에서 밤늦게 ‘치맥(치킨과 맥주)’을 시켜먹는 체험상품이다. 전화 한 통이면 어디로든 야식을 배달해주는 모습에 외국인이 열광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호텔을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기저기 구슬처럼 널린 관광아이템을 하나의 상품으로 꿰는 일도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의 명물이 된 올레길은 언론인 출신 서명숙 씨가 스페인 산티아고 길을 걸으며 얻은 영감으로 만들어졌다. 대규모 자본이 든 것도, 정부 지원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어릴 적 걷던, 동네사람만 아는 옛길을 엮어 올레코스를 만들었다. 창조의 사전적 의미는 ‘무(無)에서 유(有)를 새로 만들다’지만 ‘기존의 것을 달리 보다’로 확장되면 관광상품은 이렇게 무궁무진할 수 있다.
염희진 산업부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