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싸도 잘팔리는 ‘더 행복한 딸기’의 경쟁력
탐스러운 담양 딸기 전남 담양군은 딸기로 한 해에 58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국내 3대 딸기 산지다. 고서면의 한 농가 비닐하우스에서 주민들이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딸기를 수확하고 있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신품종 딸기 자체 개발
담양군 농업기술센터는 2006년부터 역점시책으로 딸기 신품종 개발 사업에 나섰다. 7년여 연구 끝에 지난해 첫 결실을 봤다. 일반 품종보다 맛과 향이 뛰어나고 육질이 단단한 ‘담향(潭香)’과 ‘죽향(竹香)’을 개발해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 출원을 했다. 그동안 딸기 품종은 농촌진흥청 시설원예시험장이나 충남농업기술원, 경남농업기술원 등이 주로 개발해 왔다. 기초자치단체가 신품종을 개발한 것은 담양군이 처음이다.
‘담향’은 평균 당도가 10.8Bx(브릭스)로, 일반 딸기보다 1∼2Bx가 높고 조기 수확이 가능하다. ‘죽향’은 흰가루병에 강해 수출에 유리하다. 모양도 뛰어나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서 열린 ‘딸기 페스티벌’에서 죽향은 2kg들이 1상자에 4만 원에 판매돼 다른 품종보다 5000원이 더 비쌌지만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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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품질 딸기로 승부
재배농가들은 그동안 맛과 안정성을 확보한 최고 품질의 딸기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대표적인 작목반이 ‘더 행복한 딸기’ 브랜드를 생산하는 ‘일심영농조합법인’이다. 17농가가 재배하는 딸기 하우스에 가보면 두 가지에 놀라게 된다. 하우스 면적이 다른 농가보다 작은 661.16m²(약 200평)에 불과하고 밭두둑이 50cm 이상으로 높다. 하우스를 작게 설치하면 빛 관리를 세심하게 할 수 있고, 두둑을 높이면 토양 온도를 오랫동안 유지해 뿌리 발육이 촉진된다.
하우스를 설치할 때 남북 방향이 아닌 동서 방향으로 길게 빼서 완숙기에 접어들었을 때 한쪽이 먼저 익고 다른 쪽이 나중에 익도록 한다. 홍수 출하를 막고 일정량을 지속적으로 수확하기 위해서다. 웃거름도 시장에서 높은 값을 받는 비결이다. 쑥과 미나리, 흑설탕을 같은 비율로 혼합해 한 달간 발효시켜 사용한다. 3년에 한 번씩은 반드시 휴경하고 휴경 기간에는 벼와 마늘을 재배해 땅심을 높인다.
딸기 품질은 선별이 좌우한다. 일정한 크기와 모양별로 규격을 맞춰 담고 딸기가 용기에 닿아 물러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선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3월부터 출하가 끝나는 6월까지는 오전 2∼3시에 수확해 선별 작업을 최대한 빨리 끝낸다. 기세출 일심영농조합법인 대표(52)는 “재배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전국에서 견학을 많이 온다”며 “친환경으로 딸기를 재배하다 보니 손이 많이 가지만 다른 딸기보다 많게는 1만 원 정도 비싸게 받기 때문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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