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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종 기자의 범퍼카]송혜교 피부 닮으라고? 너부터 조인성 기럭지 돼봐라

입력 | 2013-03-13 03:00:00


침대에 누워도 얼굴이 퍼지지 않는 비현실적 아름다움을 지닌 드라마 속 오영(송혜교). SBS 제공

“뭐? 송혜교는 개뿔…. 송해 아냐?!”

송혜교가 되고 싶었던 그녀에게 남자친구는 이렇게 돌을 던졌다. 시작은 송혜교였다. “송혜교가 이렇게 예쁜 줄 몰랐다”는 얘길 입에 달고 사는 남친.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보니 과연 송혜교(오영)였다. 피부 안쪽에 전구라도 켜 둔 걸까. 피부가 비현실적으로 투명하고 맑았다. 눈물조차 크리스털 같았다.

송혜교와 나는 서른두 살 동갑인데…, 거울을 봤다. 기미, 눈 밑 잔주름, 칙칙한 얼굴빛. 좌절하는 사이, 드라마가 끝나고 송혜교 광고가 나왔다. “멜라닌 케어∼ 투명도 증가∼ 2톤 업 완성∼.”

저걸 바르면 나도 송혜교? 잔뜩 바르고 남친을 만났다. 결과는… 송해. 억울했다. 방송작가인 그녀는 방송계 관계자들을 만나 ‘우유 빛깔 송혜교’에 대해 따져 묻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송혜교 씨는 타고난 피부미인, 원판 자체가 훌륭하다”는 답을 내놓았다. 아냐, 이게 다일 리 없지. 더 캐묻기로 했다.

※다음은 ‘송혜교’가 되고 싶었던 그녀의 취재 노트. 생생함을 살리기 위해 인터뷰 그대로 실음.

“송혜교 화장 전담이 따로 있어요. 손꼽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전미연 씨요. 자연스러운 혈색 화장부터 풍부한 속눈썹, 투명한 피부까지, 미용숍에서 메이크업하고 촬영 갑니다.”(기획사 관계자)

“송혜교 씨가 광고한 미백 에센스, 효과 있어요. 단순히 하얗게 하는 게 아니라 원래 피부보다 2단계 정도 밝게 하는 브라이트닝 효과가 납니다. 예? 송혜교 씨가 이 제품을 바르고 드라마 촬영했느냐고요? 그건 모르죠.”(L화장품 관계자)

“송혜교 원래 예쁩니다. 뭐, 촬영팀 도움도 받긴 하죠. ‘그 겨울…’에서는 수억 원짜리 카메라 알렉사플러스를 써요. 색감이 풍부해져요. 세트장에 발전차를 2대나 불러요. 조명을 다른 드라마의 두세 배 써요. 배우 얼굴이 ‘뽀샤시’해지죠.”(드라마 촬영팀)

“보정작업 거칩니다. 다빈치 리졸브(색보정 프로그램)로 영상 속 배우들 얼굴을 분리해 거친 피부를 매끄럽게 하고 뺨에 혈색 넣고 잔주름 없애요. 동영상을 메이크업하는 셈이죠. 한 컷에 5∼10분 걸려요.”(영상보정 전문가)

‘오영’이 탄생되기까지 많은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했다. 그러고 보니 드라마 속 배종옥(49) 얼굴도 잡티 하나 없다. 전문의들은 요즘 연예인들의 미용관리를 이렇게 설명했다.

“연예인도 나이가 들잖아요. 30대면 피부 탄력이 자연스레 떨어져요. 그래서 연예인들은 기본적으로 다 관리합니다. 아이돌과 비교해 나이 들어 보이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강박관념이 강해요. 레이저토닝으로 잡티 없애고 미백해요. 얼굴에 광택 나도록 물광 주사도 맞는데….”(성형외과 전문의 K 씨)

“물광 주사는 히알루론산을 얼굴 표피와 진피 사이에 주사하는 거예요. 히알루론산 분자 하나가 물분자 100개를 끌어들여 피부에 수분이 머물게 합니다. ‘차오르는’ 10대 피부가 되는 거죠. 한 번에 130회 주사하는데 피부를 팽팽하게 당겨 놓고 미세한 바늘을 쓰기 때문에 많이 아프진 않아요. 엉덩이 지방을 뽑아 두 달에 3번 얼굴에 넣어 주면 탱탱해집니다. 여자 연예인들은 한 달에 300만∼400만 원은 얼굴에 쓴다고 보면 돼요.”(피부과 전문의 H 씨)

그녀는 생각했다. ‘그 겨울…’ 속 송혜교는 타고난 DNA에 다양한 이들의 노력, 즉 집단지성이 합쳐진 ‘공동체적 아름다움’이 아닐까라고. 그리고 동료 ‘송해’들에게 이렇게 얘기하고 싶어졌다.

“여자들이여, 송혜교와 비교하며 좌절하지 말자. 피부가 나쁜 드라마 주인공에게 ‘드라마 몰입이 안 되잖아’라며 짜증 부리지도 말자. 그리고 송혜교와 비교하는 남자들에게 외치자. ‘×끼. 너부터 먼저 조인성 기럭지 돼 봐라.’”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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