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서 귀국 회견
“새 정치 약속 지키려 돌아왔습니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82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머물며 생각한 ‘새 정치’의 구상을 밝히고 있다. 뒤쪽으로 대선 캠프에서 함께했던 참모들이 모여 서 있다. 인천=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 “서울 노원병은 민심의 바로미터”
안 전 교수는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눈물을 닦아 드리고 한숨을 덜어 드리는 것이 곧 제가 빚을 갚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그 길을 위해서 국민께 한발씩 차근차근 나아가며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대선후보를 사퇴하면서 새 정치를 위해서는 어떤 가시밭길도 가겠다고 약속드렸다”며 “이제 그 약속을 지키려면 더 낮은 자세로 현실과 부닥치며 이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현실과 부딪히며 텃밭을 일구겠다”, “정치 신인이 현실 정치에 몸을 던지는 심정으로 노력하겠다”라며 ‘현실’과 ‘낮은 자세’를 거듭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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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사퇴에 대한 사과도 했다. 그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 성원과 기대에 못 미쳐 진심으로 송구하다. 모든 것이 제 부족함과 불찰이었다”라며 “국민의 열망을 제대로 실현시키지 못한 것만으로도 무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설령 정책 비전의 방향은 옳았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고통과 땀 냄새를 담아 내는 데는 많이 부족했다”고도 했다.
안 전 교수는 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를 결심한 데 대해 “노원병은 중산층이 많이 거주하는 대한민국 대표적 지역이자 관심사인 주거·교육 문제가 농축돼 있다”고 말했다. “지역주의를 벗어나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서 새로운 정치의 씨앗을 뿌리고자 결심했다”고도 했다. 부산 영도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는 질문에는 같은 답변을 되풀이하면서 일축했다.
이 지역에서 ‘옛 국가안전기획부 X파일 사건’ 유죄 판결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한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에 대해서는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나 노 공동대표를 대신해 출마하는 부인 김지선 씨와의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저 이외에도 양보하는 정치인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후보 단일화에 대한 정치공학적 접근은 하지 않겠다”며 “기회가 있으면 당연히 대화하는 것은 환영이지만 당장 (만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 “신당, 정해지면 그때 말씀드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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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대선후보와 단일화 협상을 할 때 ‘차기 대통령을 요구했다’ 등 논란이 이는 데 대해서는 “세부 사항들을 거론하기는 적절치 않다”고 했다. 표류하는 국회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문제에 대해선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어느 한쪽에서 대승적 차원에서 정치력을 발휘해 풀어야 국민이 인정한다”고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을 모두 비판했다.
○ 복잡한 민주
민주당 내에선 안 전 교수에 대해 견제의 소리와 연대를 강조하는 기류가 혼재한다. 지난해 대선 때 문 전 후보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홍영표 의원은 “(안 전 교수의) 신당 창당은 야권이 분열하는 지름길”이라고 주장했지만 비주류인 황주홍 의원은 “안 전 교수의 복귀는 외연을 넓힐 기회”라고 환영했다. 진보정의당은 “노원병 유권자들에게 심판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공천심사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제1차 회의를 여는 등 본격적인 안철수 대항마 찾기에 나섰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안 전 교수가 과연 민주당과 진보정의당을 상대로 정치공학을 하지 않을 것인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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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영상 = 안철수 “국민과의 약속 지키려 노원병 보선 출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