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중 10%가 수출… 22억달러 벌어“부품공급 계약을 목숨처럼 지킨 결과”
2010년 6월 미국 디트로이트 포드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부품기술전시회’에 참가한 이재성 현대모비스 상무(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포드의 연구개발담당 임원인 프랭크 J D 알레산드로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에게 운전석에 들어가는 부품 모듈을 설명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물류회사가 분실한 부품 상자를 찾아 부랴부랴 독일에서 출발했지만 전시회 시작 전까지 도착할 수 있을지 불확실했다. 곤혹스러워하는 협력사 사장의 모습을 보던 현대모비스 측은 마침 현대모비스 유럽주재원이 타고 온 차에도 똑같은 부품이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멀쩡한 차 한 대를 분해했다.
다행히 부품이 전시회 시작 전 가까스로 도착해 차를 분해해 꺼낸 부품이 전시회에 등장하진 않았지만 이탈리아 A사는 협력사를 돕기 위해 자신의 차까지 분해하는 ‘의리파’ 현대모비스 직원들의 열정에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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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 현대모비스 해외영업1팀 부장은 “글로벌 톱5 지위에 오른 현대·기아차의 빠른 성장이 현대모비스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박 부장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해외 완성차업체들이 현대모비스란 이름을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며 “현대·기아차가 해외시장에서 선전하며 덩달아 현대모비스의 인지도까지 상승했고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배양분이 됐다”고 설명했다.
2만∼3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자동차는 볼트 하나라도 빠지면 공장 생산라인이 당장 멈춘다. 그만큼 부품의 원활한 공급이 중요하다. 현대모비스가 기술력 외에도 한국인 특유의 근면, 스피드를 내세운 것도 해외시장 공략에 주효했다. 김민환 현대모비스 해외사업기획팀 부장은 “해외 공장에서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경우 아예 직원이 부품을 들고 비행기로 실어다 나를 정도로 바이어와의 약속을 목숨처럼 여긴다”고 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 부품이 다음 디트로이트행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기에 중간체류 시간이 길다면 아예 트럭운전사 2명을 고용해 72시간 내내 고속도로를 달려 제 시간에 부품을 공급하는 ‘트러킹(Trucking)’도 치열한 자동차부품시장에서 현대모비스의 경쟁력을 높인 노하우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첨단에어백, 전자식 조향장치, 전자브레이크시스템 등 고부가가치 전략제품을 해외 수출 품목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시로 2020년까지 수출 비중을 20%로 높이겠다는 ‘2020 프로젝트’도 가동 중이다.
이준형 현대모비스 해외사업본부장(부사장)은 “북미나 유럽과 같은 선진국은 물론이고 인도나 중국처럼 신흥시장까지 아우르는 고객 다변화 전략을 통해 2020년 글로벌 자동차부품업계 ‘톱5’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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