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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야구 긴급진단 [2] 실패에서 배워라

입력 | 2013-03-08 07:00:00

강정호(가운데)가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대만과의 3차전에서 8회 역전 결승 2점홈런을 친 뒤 박정태 타격코치(왼쪽)와 이대호의 환영을 받고 있다. 홈런을 치고도 고개를 푹 숙인 그의 모습에서 한국야구의 위기감이 느껴진다. 타이중|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대표팀 전담 시스템을 구축하라

주력들 부상·교체…선발 때부터 삐걱
현지 장기합숙도 경기력 역효과 지적

전임감독제 일본 해외파들 일찍 제외
최고의 경기력 위한 훈련스케줄 준비


한국야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처음으로 1라운드 탈락이라는 쓴맛을 봤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고, 2009년 제2회 WBC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황금기를 맞이하는 듯했던 한국야구가 4년 만에 급전직하한 것이다.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는 속담이 있다. 야구계 전체가 이번의 실패를 거울삼아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특히 WBC 대표팀 선발과 운영을 책임지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기술위원회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

○대표팀 시스템 전반에 걸친 대책 마련

경기력도 문제였지만, 그보다 근본적인 부분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이번 제3회 WBC를 준비한 과정과 경기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철저한 분석, 그에 따른 대책 마련 등 대표팀 운영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이 시급하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 선수 선발부터 잡음이 많았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류현진(LA 다저스)과 소속팀을 옮긴 추신수(신시내티)를 발탁해놓고, 그들의 의사결정을 기다리가 제외시켰다. 일찌감치 선수 에이전트가 WBC 불참 의사를 밝혔지만, 두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 때문인지 KBO 기술위원회와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빠른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이뿐 아니라 부상으로 교체된 선수도 많았다. 일찌감치 움직이며 선수들의 부상 여부 등 몸 상태를 체크했어야 하는 대표팀 코칭스태프나 기술위원회는 대체선수를 발탁하기에 급급했다. 전지훈련에 대한 문제점도 드러났다. 대회가 열리는 장소에 너무 일찌감치 들어가 장기간 합숙훈련을 하면서 선수들이 지루함을 느꼈고, 경기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대표팀 운영에 대해 전반적으로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라이벌 일본의 준비과정은 어땠나?

라이벌이긴 하지만, 일본의 준비과정을 잘 살펴볼 필요는 있다. 일본은 이번 대회부터 WBC 대표팀 전임감독제를 실시했다. 지휘봉을 잡은 야마모토 고지 감독은 준비과정에서 일찌감치 해외파들을 제외시키고, 선발 대상자들을 만나 면담까지 진행하며 ‘팀을 구성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일본은 또 대표팀 훈련 스케줄을 짜는 단계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제2회 WBC 당시의 준비과정을 면밀히 검토했다. 이를 바탕으로 훈련 스케줄을 확정하는 등 대표선수들의 경기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했다. 일본이 이번 대회를 어떤 성적으로 마감할지 모르지만, 꼼꼼하고 세밀한 준비과정을 거쳤다는 점에선 분명 한국보다 앞선 대표팀 운영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야구는 축구와 달리 대표팀이 수시로 운영되지 않기 때문인지 대표팀 전담부서가 없는 등 시스템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 간혹 열리긴 하지만, 국제대회 성적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KBO가 대표팀 운영시스템을 전문화할 필요가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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