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내 혁신의 불꽃을 확산시키는 원리도 연소 법칙과 일맥상통한다. 우선 혁신을 만들어내려면 변화를 주도하는 창의적 인재(가연물)가 필요하다. 하지만 실패를 용인하고 창의성을 북돋워주는 문화나 제도(지연물)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들이 주도하는 변화의 물결이 조직 전체로 확산되기 힘들다. 또한 그 변화가 혁신으로 이어지려면 리더가 제시하는 명확한 비전과 전략(점화원)에 부합해야 한다. 셋 중 어느 하나라도 없다면 화학에너지가 열에너지로 전환되는 연소, 즉 혁신은 일어날 수 없다.
변화를 주도하는 창의적 인재는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조직 내 다양성을 높이는 게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다. 공채 출신만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배경의 외부 전문가를 고용하거나, 여성 인력 채용 비율을 늘린다거나, 팀을 꾸릴 때 연구개발(R&D), 생산, 영업 등 다양한 부서 사람들로 다기능팀(cross-functional team)을 조직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조직 내 다양성을 증진할 때는 최적의 비율을 찾는 게 중요하다. 다양성이 너무 없어도 창의성이 발현되기 어렵지만 너무 많으면 되레 혼란만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기 중에 녹아 있는 가연성 가스에 불이 붙으려면 반드시 적정 폭발 범위 안에 있어야 하는 이치와 같다. 한 예로 액화천연가스(LNG)의 주성분인 메탄이 폭발하려면 공기 중의 메탄 농도가 5∼15% 범위 안에 있어야 한다. 공기 중 메탄 농도가 5%(폭발 하한) 밑으로 떨어져도 불이 붙지 않지만 15%(폭발 상한)를 넘어가도 연소가 이뤄지지 않는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혁신의 불꽃(연소)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적정한 수준의 다양성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패를 통한 학습을 권장하는 문화, 자유로운 아이디어 교류를 통해 적극적인 협력을 유도하는 제도를 만드는 일은 변화라는 작은 불씨를 조직 전체로 확산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기업에서 혁신과 창의성을 북돋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노력은 공기 중 산소의 함량을 끌어올려 가스가 더 쉽게 폭발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에 비유할 수 있다. 가스의 폭발범위는 공기 중의 산소 농도에 따라 인위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한 예로 공기 중에서 암모니아의 폭발 가능성보다 산소만 가득 차 있는 환경에서의 폭발 가능성이 훨씬 높다. 즉, 지금처럼 질소가 대부분인 공기 내 산소 비율이 100%로 늘어난다면 불붙기가 훨씬 쉬워진다는 뜻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고 실수하더라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조직원들에게 심어줄 수 있는 산소와 같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조직의 리더는 “창의성을 관리할 수는 없지만 창의성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경영할 수는 있다”는 테리사 M 아마빌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지적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리얼옵션, 불확실성을 뚫어라
고객의 고객서 혁신의 길 찾자
▼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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