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이라는 이름의 남자는 괜히 멋져 보인다. 아마도 ‘원빈’, ‘현빈’의 영향이지 싶다. 남자들에게 ‘빈’이 로망이라면, 여자들의 로망은 이제 ‘~영’이 아닐까.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 출연 중인 송혜교의 극중 이름은 ‘오영’. 가짜 오빠로 등장하는 조인성이 “영이야”하고 애타게 부르는 이름이다.
시각장애를 가진 대기업 상속녀로 출연 중인 송혜교는 드라마 속에서 과하지 않으면서도 모던하고 세련된 스타일링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깨끗한 피부에 청순한 메이크업을 더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게다가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조인성의 사랑까지 받고 있으니, ‘~영’이라는 이름에 대한 괜한 로망이 생겨난다.
스크린에서도 ‘영 앓이’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우 김민희가 3월 개봉을 앞둔 영화 ‘연애의 온도’에서 ‘장영’이라는 인물을 맡아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난다.
영화 ‘연애의 온도’는 아름답게 포장된 러브스토리가 아닌 현실에서 만날 법한 리얼 연애기를 담아내 화제가 되고 있다. 비밀 사내연애 중인 동희(이민기)와 영(김민희)은 서로에게 욕까지 퍼붓고 헤어지지만 서로가 그리워 눈물 흘린다. 이별 후 상대의 SNS를 염탐하고 분노를 이기지 못해 서로의 물건을 부숴 착불로 보내는 등 찌질한 행동을 이어간다. 하지만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도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김민희가 맡은 ‘장영’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캐릭터인 동시에 감정을 소모시키는 인물. 아무렇지 않은 척 웃다가도 펑펑 울고, 옛 애인과 죽일 듯이 싸우는 등 연애 앞에 통제불능인 다양한 감정들을 보여준다. 특히 몰입도 100%를 자랑하는 리얼 연애 스토리에 자신도 모르게 ‘영’에게 감정이입하게 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지 않을지….
글·박해나<우먼 동아일보 http://thewoman.donga.com 에디터 phn090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