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시범경기 첫선 1이닝 1K 무실점 커브 높아 3루타 맞았지만 깔끔 마무리
동산고 시절 류현진(26·LA 다저스)은 직구, 커브, 슬라이더를 던졌다. 유망주로 2006년 한화에 입단한 그가 ‘괴물 투수’로 진화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팀의 고참이었던 구대성에게서 체인지업을 전수받았기 때문이다.
스프링캠프 때 처음 익힌 체인지업은 단숨에 류현진을 상징하는 구종이 됐다. 직구처럼 날아오다가 오른쪽 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타자들의 방망이는 허공을 가르기 일쑤였다. 류현진이 한국프로야구에서 4차례(2006, 2007, 2009, 2010년)나 탈삼진 왕에 등극할 수 있었던 것도 체인지업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류현진은 나머지 3개 구종도 곧잘 던진다. 수도권 구단의 한 전력분석원은 “류현진은 자신이 갖고 있는 4개의 구종을 마음먹은 곳에 던질 수 있는 제구력을 갖췄다. 공을 던지기 직전까지 팔의 각도나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하기 때문에 타자들이 공략하기 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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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류현진은 1-0으로 앞선 3회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왼쪽 타석에 들어선 첫 타자 블레이크 테코트에게 2구째 직구를 던져 투수 앞 땅볼로 잡아냈다.
두 번째 타자 고든 베컴에게는 전매특허인 체인지업으로 효과를 봤다. 오른손 타자인 고든을 상대로 3구째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이끌어냈고,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도 다시 한 번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아냈다.
후속 드웨인 와이즈에게 던진 커브가 높게 들어가면서 3루타를 허용했지만 2사 3루 위기에서 제프 케핑어에게는 슬라이더를 던져 좌익수 뜬공을 유도해냈다. 이날 던진 16개의 공 중에 유일한 실투는 3루타를 얻어맞은 커브 1개였다.
류현진은 경기 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 공인구가 한국 공에 비해 좀 미끄러운 경향이 있다. 더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높게 제구가 된 커브는 공에 대한 적응이 덜 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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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