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이 하나의 경제블록으로 묶일 경우 한국경제에 미칠 파급력이 간단치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엔화 약세로 가격경쟁력을 높여가는 일본이 무관세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경우 경쟁하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 무역의 양축인 ‘한미 FTA’와 ‘한-EU FTA’의 효과가 반감될 우려도 크다.
○ 사실상의 ‘미일 FTA’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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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참여로 TPP 참가국은 미국 호주 칠레 말레이시아 등 총 12개로 늘었다. 안보와 통상을 한 묶음으로 보는 미국으로서는 일본을 위시한 아태지역 주요국과 손을 잡고 중국을 포위하는 모양새다. 순수하게 경제적 측면만 따져보면 세계 1위 시장인 미국과 3위 시장인 일본이 하나의 자유무역지대로 묶여 사실상의 ‘미일 FTA’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한미, 한-EU FTA’ 효과 반감 우려
TPP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 무엇보다 ‘한미 FTA’의 선점효과가 반감될 우려가 크다. 권혁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세계 수출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이 미국과 협정을 맺고 무관세로 들어갈 경우 그 파급력은 상당하다”며 “특히 자동차 등 한국의 주력산업에서 아직 FTA 효과가 완전하게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이 TPP로 따라 붙으면 파급력이 매우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FTA 선점효과’가 줄어든 대표적 예가 2004년 발효된 한-칠레 FTA다. 한국 제품이 칠레 시장에서 차지한 점유율은 FTA 발효 직전인 2003년 2.98%에서 2007년 7.23%까지 올랐다가 중-칠레(2006년 10월), 일-칠레 FTA(2007년 9월)가 각각 발효된 2008년에는 5.6%, 2009년에는 5.62%로 각각 떨어졌다. 이미 미-EU FTA 협상이 시작됐고 TPP도 초읽기에 들어간 만큼 한국이 미국에서 ‘무관세 효과’를 한껏 누릴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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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김철중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