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간첩’의 주인공 김과장(김명민 분)이 중국에서 밀수한 비아그라를 팔면서 하는 말이다. 불법 발기부전 치료제를 막무가내로 권하는 사회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발기부전증은 모든 연령에서 나타날 수 있는 흔한 질병이다. 성인 남성의 5∼10%가 이를 앓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는 1억5000여만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재적 환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년 인구가 급증하는 현 추세라면 2025년에는 3억2000여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란 예측도 있다.
발기부전증은 결코 가벼운 질환이 아니다. 원인도 다양하다. 노화로 인해 신체기능이 약해지거나 혈관계, 내분비계, 신경계 이상 때문에 생길 수 있다. 스트레스, 긴장감, 성 능력에 대한 열등감, 자신감 상실 등 정신·심리적 원인도 크다. 이 때문에 의사의 처방이 꼭 필요하다. 대충 약을 사서 먹으면 두통, 안면홍조, 소화불량, 색조이상, 시야 흐림 등의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얼마 전 진료실을 찾은 72세의 김모 씨는 술자리에서 지인이 준 불법 발기부전 치료제를 먹은 뒤 부작용을 겪었다고 했다. 온몸이 화끈거리고 혈압이 떨어졌으며 의식도 혼미해졌단다. 평소 고혈압과 당뇨를 앓고 있던 김 씨는 ‘나이 먹어 성생활을 한다’는 주변의 시선이 부끄러워 불법 약에 손을 댔다.
이형래 강동경희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사회 분위기 때문에 발기부전증은 타인에게 알리기 불편한 질환이다. 그러나 이 병은 이미 국민 절반의 건강 문제가 됐다. 비뇨기과 전문의의 처방 없이 치료제를 오남용한다면 다가올 2025년 3억2000여만 명의 발기부전증 환자에게 부작용의 재앙이 닥칠지도 모를 일이다. “서기만 하면 장땡”이라는 농담은 그만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