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과 워싱턴포스트는 “로마 가톨릭 교회의 수장인 교황을 뽑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번 콘클라베에 참석 예정인 추기경 117명의 국적 분포가 대륙별 국가별 가톨릭 신도 수와 신도 증가 추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현재 유럽의 가톨릭 신도는 2억8492만 명으로 전체 가톨릭 신도의 24%인 반면 콘클라베에서 투표 자격이 있는 유럽 출신 추기경은 62명으로 52%를 차지한다. 남아메리카는 대륙별로 가장 많은 3억3901만 명으로 전체의 28%를 차지하지만 추기경은 19명으로 16%에 불과하다. 브라질의 신도는 1억6326만 명으로 단일 국가 신도 규모로는 가장 많지만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은 5명이다. 반면 이탈리아는 브라질의 3분의 1(5755만 명)에 그치지만 추기경 28명이 콘클라베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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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관계자는 “대륙이나 국가별 신도 수를 반영해 추기경단을 구성하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추기경의 기본 성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즉 추기경은 교황을 보좌하며 자문역을 맡기 때문에 청와대 참모진처럼 전적으로 교황의 뜻에 따라 서임된다는 것이다.
현재 로마 가톨릭 교회의 추기경은 총 209명. 이 중 교황 선출권이 있는 추기경은 118명이다. 다만 이번 콘클라베에는 117명만이 참석한다. 26일자로 우크라이나 출신 루보미르 후사르 추기경이 만 80세가 되기 때문에 빠지는 것. 콘클라베에 참석할 수 있는 추기경은 교황 사임일(28일) 하루 전 기준으로 만 80세 미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