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석 꽉 채우기 위해 최선”
2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한국프로축구연맹 임시 대의원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신임 총재에 추대된 권오갑 전 한국실업축구연맹 회장(62·현대오일뱅크 사장·사진)은 “프로 구단을 운영하는 굴지의 기업 오너들에게 총재 하라는 요청을 해도 반응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열린 제52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 때 정몽규 전 프로연맹 총재(현대산업개발 회장)가 출마했을 때 “왜 현대가가 축구판을 다 휘어잡느냐”는 비판을 받아 나서기 싫었지만 ‘축구 발전’을 위해 나섰다는 설명이었다.
축구계에서 일하는 현대가 인사들은 아쉬울 땐 현대가에 손 벌리고 자신들의 이익이 눈앞에 있을 땐 현대가를 비판하는 축구인들에게 크게 실망하고 있다. 2009년 실업연맹 회장이 공석일 때, 2011년 프로연맹 총재가 공석일 때 현대 쪽에서 나서서 이끌고 있는데 일부 축구인이 때만 되면 비난의 날을 세우기 때문이다. 권 총재는 “매년 600억 원을 들여 초중고 대학 실업 축구를 챙기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입장에서 프로연맹도 저버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실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현대산업개발이 모두 프로팀을 이끌고 있으며 중공업은 남녀를 포함해 초중고 대학에 실업까지 운영해 현대가 차원에서 매년 총 20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축구에 쏟아 부으며 축구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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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총재는 “실업연맹이 황당한 입장이 돼 미안하다. 하지만 먼저 양해를 구했고 끝까지 책임지겠다. 현재 훌륭한 회장을 찾고 있는데 나타나지 않는다면 책임지고 연맹을 이끌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 총재는 2009년 9월부터 사실상 사고단체가 된 실업연맹을 맡아 다양한 스폰서를 끌어들여 리그를 운영을 해왔다. 후임이 없을 경우 그룹 차원에서 다시 나서겠다는 뜻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