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유머' 운영자 분석…같은 이메일로 사이트 가입도
대선 개입 의혹을 받는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 씨(29)가 글을 남긴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김 씨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제3의 인물들이 아이디 38개를 이용해 게시글 165건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김 씨로부터 아이디 5개를 건네받아 이 사이트에 글을 쓴 이모 씨(42) 외에도 여러 명이 활동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있어 조직적인 개입 의혹까지 일고 있다.
이 사이트 운영자 이호철 씨(41)는 20일 "이 씨가 사용한 5개 아이디와 IP가 겹치고 활동내용이 비슷한 33개의 아이디 그룹을 분석한 결과 이 씨 아이디를 포함해 38개 아이디로 165건의 게시글이 작성됐다"며 "이 글들은 김 씨가 쓴 91개의 게시글보다 적나라하게 정부·여당을 편드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게시글에 추천·반대를 표시한 것은 2000회가 넘었다.
33개 아이디를 사용한 사람이 여럿이라는 정황도 있다. 해당 아이디들로 게시글이나 추천·반대표시를 남긴 시간차가 적게는 0¤1초 사이인 것도 여러 건 있어 혼자서 이 짧은 시간에 아이디를 바꿔가며 활동하기는 불가능한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또 이 아이디 중 일부는 같은 이메일 계정으로 해당 사이트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이트는 실명 없이 이메일 계정만 있으면 가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김 씨와 이 씨 외에 다른 제3의 인물들도 가세해 이 사이트에서 조직적인 여론조작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모두 의혹일 뿐 이 씨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파악이 가능하다"며 의혹에 선을 그었다.
사이트 운영자 이 씨는 작년 8월1일부터 12월12일까지 로그인 내역, 게시글, 댓글, 추천·반대 표시 등 1400만개의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10여 차례에 걸쳐 경찰에 전달했다.
그러나 경찰은 해당 DB를 전문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인력도 없이 수사를 진행해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이트 운영자 이 씨는 국정원 여직원 김 씨를 비롯한 다수 사람이 일정 기간 무차별적으로 게시글을 올리고 추천반대표시를 해 정상적인 사이트 운영을 방해했다며 업무방해 혐의로 이들을 고소할 예정이다.
앞서 김 씨는 지난 6일 자신의 아이디를 외부에 유출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로 사이트 운영자 이 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