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감이 깃든 뇌 만들기… 명상전문가 장현갑 교수 기고
월정사 연꽃촛불 명상의 시간.
영남대 명예교수·마인드 플러스 스트레스 대처 연구소장
명상 중에 일어나는 뇌의 활동은 20세기 후반 기능적 자기공명 영상장치(fMRI)라는 것이 개발되면서 실시간으로 측정이 가능해졌다. 2001년 명상의 대가인 한 인도불교 수도원장이 미국 위스콘신대를 방문했다.
이 스님은 명상을 30년 이상 수련한 사람이었다. 몸에서 행복감의 광채(aura)가 나와 사람들이 그를 만나기만 해도 행복감을 느낀다고 알려진 이였다. 그래서 그의 별명은 ‘행복한 스님’이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왼쪽 전전두엽이 활성화되면 자비심과 행복감, 만족감, 낙천성이 나타나고 오른쪽 전전두엽이 활성화되면 우울과 불안, 번민, 고뇌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이 실험은 만족감이나 행복감 같은 감정을 마음의 수행을 통해 늘릴 수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행복한 스님’의 왼쪽 전전두엽이 압도적 활동 우세성을 보인 것은 수십 년에 걸친 명상수행 덕분이었다. 1만 시간에서 5만5000시간 정도 명상수행을 해온 175명의 티베트 승려들을 fMRI로 촬영해보았더니 그들의 뇌에서도 왼쪽 전전두엽이 오른쪽에 비해 활성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처럼 명상수행은 뇌의 활동성을 바꾸어 놓아 행복한 마음 세계로 인도한다.
스님들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들도 두 달(8주) 이상 명상을 수련하면 왼쪽 전전두엽의 기능이 오른쪽에 비해 우세해지고 우울감이 행복감으로 바뀐다.
스트레스가 심한 일반 회사원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명상 수련 전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고, 우울해 하며 염세적이던 사람들이 수련 후에는 명랑하고 적극적인 마음을 가지게 되고, 삶에 의욕을 느껴 행복해졌다.
게다가 이들은 몸의 면역기능도 좋아져 전보다 건강해졌다. 열심히 수련한 사람일수록 왼쪽 전전두엽의 우세성과 더불어 면역기능이 더 많이 상승했다.
필자도 지난 몇 년 동안 수많은 환자와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남방불교의 ‘위파사나’ 수련법을 응용한 마음챙김 명상(MBSR·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을 교육하고 효과를 검증해 봤다. 명상은 뇌혈류를 증가시키며 불면증 개선과 혈압 강하 등의 의학적 효과가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두통 요통 견비통 등의 만성 통증이 개선되고, 불안 우울 공황장애 등의 심리적 증세가 개선됐다. 이처럼 명상수련은 행복감과 같은 긍정적 감정은 증가시키고, 불안과 우울 같은 부정적 감정은 감소시킨다.
영남대 명예교수·마인드 플러스 스트레스 대처 연구소장 hkchang5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