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어떻게 하죠? 파일을 구름(cloud)에 올려 공유하나요? 형태야 어찌됐든,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들을 만한 명곡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해볼까 합니다.
사랑을 다룬 노래야 넘쳐날 정도로 많죠. 오페라 아리아도 많습니다. 문제는, 일단 열렬히 사랑을 찬양했는데 결말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싸우고 헤어지고…. 그러니 오페라 아리아를 선물로 주는 것은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벨리니의 오페라 ‘청교도’(사진) 중 테너 아리아 ‘사랑하는 이여’도 아름답기 그지없는 사랑 고백을 담은 노래입니다. 단 오페라의 막이 내릴 때까지 연인들의 마음고생은 피할 수 없습니다. 고난을 딛고 열렬히 사랑하는 연인들에게는 권할 만합니다.
대작곡가들을 성인(聖人)으로 정한다면 사랑과 결혼의 성인은? 로베르트 슈만과 클라라 커플이 어울리겠죠. 슈만에게는 ‘시인의 사랑’이라는 연가곡(여러 노래가 줄거리를 갖고 이어지는 가곡)이 있네요. 하지만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끝나는 작품입니다. 그 대신 슈만의 ‘헌정(Widmung)’을 권할 만합니다. “그대는 나의 안식, 나의 평화, 나를 천상으로 끌어올리는 이….” 사랑 고백 노래는 아니지만 슈만의 ‘호두나무’도 미풍이 살랑살랑 부는 듯한 아름다운 노래입니다. 하지만 조심. 이 노래 속 주인공은 ‘내년에’ 결혼하기로 예정돼 있답니다.
‘어려운’ 작곡가란 선입견이 있는 말러에게도 누구나 친근하게 이끌리게 되는 작품이 있습니다. 교향곡 5번의 4악장 ‘아다지에토’입니다. 말러가 연인 알마에게 바치는 연가로 작곡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장례식에서 연주되기도 하죠. 이유도 없지 않습니다. 훗날 이 악장의 바탕이 된 말러의 가곡 ‘나는 세상에서 잊혀졌다’를 보면 사랑과 죽음이 함께 암시됩니다. 상관없지 않습니까. “죽을 때까지 너를 사랑하겠다는 뜻이야”라고 말한다면.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