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뜻한 강진, 축구-야구팀 등 전국서 몰려들어
사이클 국가대표 상비군 선수들이 지난달 31일 전남 강진군 강진읍내 도로를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 이 팀은 국내 전지훈련 메카로 각광받는 강진군에서 7년째 겨울훈련을 하고 있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 겨울 전지훈련 메카 우뚝
지난해 12월부터 2개월 동안 강진을 찾은 전지훈련 팀은 축구, 야구, 사이클 등 6개 종목 110개 팀. 4000여 명의 선수와 임원들은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2개월 동안 강진에 머물며 체력 및 각종 전술훈련을 하고 있다. 겨울훈련팀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11년 같은 기간 47개 팀, 1300여 명의 3배 정도로 늘었고 지난해(68개 팀·2600여 명)와 비교해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훈련이 끝나는 2월 말까지 70개 팀이 더 다녀갈 예정이다.
강진군은 2004년 이전까지만 해도 전국 규모 체육대회를 개최한 경험이 없는 스포츠 불모지였다. 날씨가 따뜻하고 음식이 좋아 겨울훈련의 최적지였지만 스포츠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전지훈련 팀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강진군은 천혜의 여건을 살려 스포츠 마케팅에 나섰다. 축구장 8면, 야구전용구장 4면, 테니스장 10면, 럭비전용구장 1면을 비롯해 실내체육관, 수영장, 웨이트트레이닝장 등을 갖췄다. 2011년 종합운동장에 건립한 웨이트트레이닝장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트레드밀(러닝머신) 등 각종 운동기구와 체성분분석기 등 측정장비를 갖춰 선수들이 기초체력을 쌓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군에 스포츠산업단을 꾸리고 전지훈련 팀과 전국대회 유치에 나서 큰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전국여자축구대회, 산악자전거대회 등 8개 종목 21개 전국대회를 개최한 강진군은 올해는 14종목 23개 대회를 유치할 계획이다.
○ 스포츠마케팅 효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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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훈련 팀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스토브리그가 만들어졌다. 경기 평택시 은혜중 조현진 축구감독(44)은 “강진은 날씨가 따뜻하고 음식도 맛있다. 특히 전지훈련 팀이 많아 연습 파트너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휴식시간에 청자 빚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어 선수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마케팅의 성공은 곧바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겨울 전지훈련팀 유치로 식당, PC방, 숙박업소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50억 원이나 됐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강진군 인구가 4만 명이 조금 넘는데 연간 전국대회와 전지훈련 등으로 10배가 넘는 40만 명이 다녀간다”며 “굴뚝 없는 스포츠산업이 지역경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