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암(龜巖·거북바위·사진) 원점’으로 불리는 이 측량기준점이 있는 위치는 현재 대구 중구 봉산동 제일중학교 옥상이다. 1897년 일본인들은 우리나라를 침략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땅을 측정했는데 대구의 경우 이곳을 기준으로 삼았다. 구암 원점은 해발 55m로 주변 땅보다 10m가량 높다.
구암 원점 터(3m²)는 일제강점기인 1915년 ‘대구학교조합’이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대구 중구청 토지대장에 기록돼 있었을 뿐 소유권은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원점 소유권 확인 작업을 한 대구시교육청은 1958년 제정된 ‘학교조합재산 특별조치법’에 학교 재산은 교육청 재산으로 삼아 교육 목적에 쓴다는 내용을 확인하고 원점 소유권을 등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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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바위 방향은 대구의 명산인 비슬산 쪽으로 향해 대구의 불 기운을 줄이는 역할을 했는데 어떤 이유에서 방향이 돌려지는 바람에 대구 상인동 지하철 공사장 가스 폭발사고(1995년)와 대구지하철 화재참사(2003년) 같은 대형 화재가 났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사정에서 대구지역 문화계 인사들은 ‘달구벌 얼 찾는 모임’을 만들어 2003년 11월 거북바위의 방향을 비슬산 쪽으로 돌려놓았다.
대구시교육청은 연구산 측량 원점 소유권 등기를 계기로 이를 학생들에게 교육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은 “측량 원점은 일본의 침략을 예고한 역사적 의미가 담겨 있다. 측량 원점과 거북바위 이야기가 대구 역사와 정체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