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당성조사 11위 그쳤는데…” 창원시, 옛 육군대 터 낙점市-道청사 유치 지역갈등 탓… 1, 2위 창원-마산 터 외면2016년 완공 사실상 어려워 NC, 보증금 100억 날릴판
이제 알에서 깨려는데… 경남 창원시 마산구장에서 합동훈련을 하고 있는 프로야구 NC 선수들. NC는 30일 창원시가 진해의 옛 육군대 터를 신축 구장 후보지로 결정하자 “시민들을 위한 것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NC 다이노스 제공
창원시는 30일 야구팬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NC 다이노스의 새로운 홈구장을 진해에 있는 옛 육군대 터에 짓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관중 편의를 무시한 창원시의 결정에 야구팬들은 일제히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고 NC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도 강력히 반발했다. NC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다수 시민들에게 불편과 고통을 강요하고, 시민들이 그 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것이기에 구단으로서는 수용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밝혔다.
○ 터 후보 11순위 낙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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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역 정가와 야구계에서는 진짜 이유가 다른 곳에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통합 창원시의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야구장이 아닌 청사 이전 문제다. 마산 출신과 창원 출신 시의원들은 도청사와 시청사를 서로 자기 지역에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야구장 터로 결정된 지역은 자연스럽게 청사 이전 후보지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시의원들이 제3의 지역인 진해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많다.
○ 사면초가 NC와 KBO
NC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창원시의 결정을 따를 경우 100억 원을 날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 KBO와 NC는 2011년에 2016년 3월까지 2만5000석 이상의 객석을 보유한 전용구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KBO에 낸 공약 이행 보증금 100억 원을 NC에 돌려주지 않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창원시가 발표한 터는 국방부 소속 땅인 데다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명의·용도 변경에만 앞으로 2년 이상이 걸려 사실상 기한 내 야구장 건립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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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창원시에 ‘진해 터 선정’과 관련한 여론 수렴 과정과 3단계 타당성 조사 자료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창원시는 도시미래발전과 접근성, 경제성 등 5개 분야 16개 지표를 반영했다는 6개 후보지의 세부 평가 결과는 내놓지 않았다. KBO 역시 NC의 연고지 이전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지만 판단은 NC에 맡겨 놓은 상황이다.
이현두·박민우 기자 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