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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풍력발전단지에 ‘돈 바람’ 분다

입력 | 2013-01-30 03:00:00

지난해 매봉산서 8123MW 생산… 10억 벌어 지방재정에 도움
대관령도 8년간 15억 순수익… 강원도, 발전시설 2배로 늘려
관광명소로 집중육성키로




풍력발전기가 설치된 강원 평창군 대관령 풍경. 바람이 세기로 소문난 이곳에서는 민간사업자가 설치한 49기와 강원도가 설치한 4기 등 총 53기의 풍력발전기가 운영되고 있다. 평창=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강원 태백시 매봉산 정상 1303m 부근의 풍력발전단지. 이곳에는 태백시가 설치한 9기(총 8.8MW)의 풍력발전기가 바람개비처럼 쉴 새 없이 돌아간다. 매봉산은 예전부터 아름다운 설경으로 소문이 나 주말이면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 등산객들은 산 정상에서 설경에 감탄하고 세찬 바람에 비명을 지른다. 등산객을 괴롭히는 바람이지만 태백시에는 재정의 효자 노릇을 하는 고마운 ‘돈 바람’이다.

○ 태백시, 바람 덕에 연 10억 원 순수익

29일 태백시에 따르면 지난해 매봉산 풍력발전단지에서 8123MW/h의 전력을 생산해 한국전력에 12억7100만 원에 판매했다. 보통 연간 유지 보수 비용이 판매액의 20% 미만임을 감안하면 10억 원 이상의 순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15억 원어치의 전력을 판매해 순수익 13억5000만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봉산 풍력발전단지 조성에는 시비 75억 원을 포함해 195억 원이 투입됐다. 태백시는 2003년부터 단계적으로 설치한 풍력발전기를 통해 지난해까지 투자금액을 전액 회수했다. 앞으로는 ‘남는 장사’를 계속하는 셈이다. 매봉산 풍력발전단지의 고수익 비결은 다른 지역에 비해 세찬 바람이다. 이곳의 평균 풍속은 초속 7.3m로 국내 다른 풍력발전단지의 평균 초속 4∼5m를 압도한다. 이 때문에 매봉산에는 풍력발전 사업에 관심 있는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발전회사 직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대승 태백시 에너지팀 주무관은 “풍력발전은 친환경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지방 재정에도 도움을 줘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라며 “큰 고장만 없으면 지출 비용이 적어 경제성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 ‘바람도 자원’… 관광 명소로 두둥실

강원도가 운영하는 대관령 풍력발전단지도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5억4698만 원의 순수익을 올렸다. 올해도 지난해 수준의 수익을 올리면 0.66MW급 4기(총 2.64MW) 설치에 투자한 18억 원의 도비를 완전 회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도는 영월 접산에도 0.75MW급 3기(총 2.25MW)를 2010년에 설치해 지난해까지 2억4733만 원의 순수익을 거뒀다. 인제군도 북면 용대리에 0.75MW급 6기(총 4.5MW)를 2010년 설치해 3억2000여만 원의 순수익을 기록했다.

강원도에 따르면 도내에 조성된 풍력발전단지는 지자체와 민자를 모두 포함해 9곳 104기(179.94MW)다. 현재 추진 중인 9개 단지 131기(261.5MW)를 포함하면 총 18곳 235기로 늘어난다. 강원도는 도내 풍력발전단지를 에너지 분야의 대표적 랜드마크로 조성해 전력 생산뿐 아니라 관광 명소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풍력발전단지에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강원의 바람 마케팅’을 펼친다. 바람이 센 지역 곳곳에 특색 있는 명칭을 부여하는 ‘강원의 바람 이름 지어 주기’ 이벤트를 마련해 바람의 명소임을 전국에 알릴 방침이다. 매봉산은 이미 ‘바람의 언덕’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또 2018 겨울올림픽 주 개최지인 평창 대관령을 ‘바람의 고향’으로 세계에 알리기 위해 ‘Home of the Wind’라고 적힌 대형 간판을 설치하기로 했다.

엄기홍 강원도 신재생에너지담당은 “민자업체들이 이 사업에 적극 뛰어들 정도로 강원도가 풍력발전 적지로 인정받고 있다”라며 “강원도 역시 올해 대관령에 발전기 1기를 설치하는 데 이어 추가 설치할 터를 물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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