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베스 부인-
다 허무하고 소용없는 일이다.
욕망이 이루어져도
만족이 없는 한은,
살인을 하고 얻은 명예도
이렇게 불안한 기쁨밖에
누리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살해당하는 신세가
더 편하겠구나.
맥베스-
아, 내 마음속에는 전갈들이
우글거리는 것 같소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제3막 2장 중에서)
마우리치오 카텔란, 참회하는 히틀러, 2001년
양복 입은 남자아이가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고 있다. 낯익은 얼굴, 콧수염, 앗, 히틀러다. 절대 권력자인 히틀러가 큰 잘못을 저지른 꼬마로 변신해 ‘나쁜 짓 안 할게요’라고 싹싹 빌고 있다. 권력욕의 화신, 희대의 학살자, 독재자 1순위인 히틀러를 참회하는 악동으로 뒤바꾼 예술가적 역발상이 기발하고 유쾌하다. 아이들은 나쁜 짓을 계속하면 무서운 벌을 받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오직 어른들만 모른다. 카텔란은 미술계의 스캔들 제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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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