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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북 카페]맛과 향만큼 깊은 중국 茶문화 문답형식으로 알기쉽게 풀어내

입력 | 2013-01-26 03:00:00

‘중국차 백문백답’




중국 관련 일을 할 때 어김없이 접하게 되는 게 중국식 차(茶)문화다. 특히 상하이(上海)나 광저우(廣州) 같은 남방 사람들을 만나면 차를 앞에 두고 대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의 까다로운 식사문화(본보 12월 1일자 A19면 참조)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면 차로 눈길을 돌려보자.

펑황(鳳凰)출판사의 ‘중국차 백문백답(中國茶葉百問百答·사진)’은 중국 차의 유래와 종류, 좋은 차 고르는 법을 문답 형식으로 알기 쉽게 설명했다. 필요한 부분만 따로 읽어 숙지하면 중국인을 만날 때 차에 대해 한마디 거들기에 제격이다.

중국에서는 기원전 2737년 신농(神農) 씨가 우연히 찻잎을 발견한 것을 차의 시초로 삼는다. 50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는 것이다.

차나무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자주 마시는 차만 치자면 40∼50종이다. 차의 종류는 발효 정도에 따라 6가지로 분류한다. 녹차는 역사가 가장 오래됐다. 전혀 발효를 하지 않는다. 아주 약간 발효한 황차는 찻잎은 물론이고 찻물도 노란 색이다. 반면에 홍차는 ‘완전 발효차’로 불린다. 우롱차는 청차(靑茶)라고도 불리는데 반(半)발효차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철관음이 이에 속한다. 백차는 아직 솜털이 있는 새순을 따서 약간만 발효시킨 차다. 흑차는 보이차처럼 미생물로 발효시킨 차다. 후(後)발효차라고 한다.

중국의 10대 명차는 전문가별로, 또는 차 관련 기관별로 목록이 제각각이다. 2001년 홍콩 신문 원후이(文匯)보가 선정한 결과에 따르면 서호용정(西湖龍井) 동정벽라춘(洞庭碧螺春) 황산모봉(黃山毛峰) 군산은침(君山銀針) 신양모첨(信陽毛尖) 기문홍차(祁門紅茶) 육안과편(六安瓜片) 도균모첨(都勻毛尖) 무이암차(武夷岩茶) 안계철관음(安溪鐵觀音)이 10대 명차에 속한다. 명차라고 해도 육안으로 봐서는 구별이 어렵다. 차를 고를 때 이런 이름이 눈에 뜨이면 좋은 차라는 정도만 알면 될 듯하다.

괜찮은 차를 사는 것은 중국인들도 난감해하는 대목이다. ‘일간(一看), 이문(二聞), 삼모(三摸), 사상(四嘗)’에 근거해야 한다고 한다. 색을 본 뒤, 향기를 맡고, 만져보고, 맛을 봐서 감별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외국인 초보자에게는 쉽지 않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건조 정도와 신선도를 보는 것이다. 찻잎을 손가락으로 비벼 가루처럼 바삭바삭 부서지면 보관이 잘됐다고 볼 수 있다. 수분 함량 6∼7% 정도가 가장 좋다. 잘 부서지지 않으면 수분이 9% 이상 밴 것으로 제 아무리 명차라 해도 참맛을 내기 어렵다. 신선도는 향기로 구분하지만 이 역시 경험이 쌓여야 접근할 수 있다. 따라서 처음에는 포장 시점이 1년 이내인지를 보는 게 그나마 현실적이다. 1년을 넘기면 신선도가 떨어진다.

차의 효능에 대해서는 갖은 학설과 주장이 난무한다. 이 책에서는 컴퓨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몸에 쌓이는 것을 푸는 데도 차가 좋다고 한다. 기자가 중국에서 차를 마시면서 확인한 사실은 적어도 숙취 해소에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책은 이에 대해 우롱차 등에 많이 함유된 비타민C가 간의 해독 작용을 돕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차에 함유된 카페인이 이뇨작용을 촉진한다고 한다.

중국 차에 더 흥미를 느낀다면 헤이룽장(黑龍江)과학기술출판사의 ‘중국다도(中國茶道)’를 권한다. 차를 우려내는 방법과 예절까지 상세히 소개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