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웹사이트에는 ‘맨타이 테오’를 얼간이처럼 묘사한 각종 손수제작물(UCC)이 넘쳐난다. 하와이 출신인 테오(22·사진)는 노터데임대 최고 미식축구 스타. 수비수인 그는 지난해 최고의 대학 미식축구 선수가 받는 하이즈먼 트로피 수상자 투표에서 2등을 할 정도로 전국구 스타이기도 하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테오가 갑자기 놀림거리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테오는 지난해 9월 한 인터뷰에서 “할머니와 여자친구를 하루 차이로 잃었다”며 “백혈병으로 숨진 여자친구가 ‘내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경기에 꼭 나가달라’고 말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인터뷰로 그는 숱한 여심(女心)을 흔들었고, 테오의 활약 속에 노터데임대도 미국대학체육협의회(NCAA) 미식축구 결승까지 올랐다. 그때마다 여자친구 이야기가 빼놓지 않고 등장했다.
그러나 이달 16일 한 인터넷 매체에서 “테오의 여자친구는 가상의 인물”이라고 보도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때까지 테오는 스탠퍼드대에 다니는 르네 커쿠아를 자기 여자친구라고 소개했지만 이 매체 취재 결과 커쿠아에 관한 그 어떤 기록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 매체는 지금껏 테오가 여자친구라고 공개했던 사진도 그저 테오가 알고 지내던 친구의 친구 사진이었다고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그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숨기려고 가상의 인물을 지어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걸까. 노터데임대 측에 따르면 테오와 커쿠아는 ‘온라인 연인’이었다. 그전까지 테오는 실제로 커쿠아를 만난 적이 없었다. 테오는 23일 인터뷰에서 “만나본 적이 없다고 해도 당시 그녀의 죽음 앞에서 느꼈던 슬픔과 안타까움은 모두 100% 진심이었다”고 말했다. 테오는 얼굴도 모르는 온라인상의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고 그가 죽었다고 믿었지만 정작 온라인상의 그 인물이 누구였는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