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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제철] 매생이

입력 | 2013-01-15 03:00:00

한 입 뜨면… 입안 가득 겨울바다




최근 전남 강진군 마량면 어민들이 바다에서 채취한 매생이를 말리고 있다. 겨울에 채취되는 매생이는 5대 영양소가 많이 함유돼있고 해장 효과도 높아 인기를 끈다. 강진군 제공

《 14일 전남 장흥군 대덕읍 옹암리 내저마을 앞바다. 어민 30여 명이 0.8t짜리 작은 배 10척을 타고 칼바람을 이겨내며 차가운 바닷물에 손을 넣고 뭔가를 뜯어내고 있다. 겨울철 남도에서만 생산되는 ‘해조류의 귀족’ 매생이다. 박오석 내저마을 이장(49)은 “매생이는 기계로 채취가 불가능해 어민 30여 명이 하루 종일 150kg밖에 뜯지 못했다”고 했다. 매생이는 전남 청정해안선 6475km 중 최고로 깨끗한 바다 4, 5곳에서만 제한적으로 자란다. 양식이 안 되고 겨울에만 생산돼 매생이 전문 음식점은 드물다. 》
○ 애주가의 해장국

매생이탕은 대표적인 해장 메뉴다. 아스파라긴산이 콩나물보다 3배나 많이 들어 있다. 비타민 무기질 탄수화물 단백질 조지방 등 5대 영양소가 많이 함유돼 있어 변비나 다이어트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 성장 발육 촉진에 효험이 있는 데다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을 예방하고 진정시키는 효과가 뛰어나다. 조선시대에는 전남 해안 특산물로 임금에게 진상되기도 했다.

전남 강진군에서 한정식집 ‘청자골 종가집’을 15년째 운영하고 있는 김은주 사장(59)은 “매생이탕은 숙취 해소는 물론이고 어린이 신체 발육에도 효과가 좋아 인기가 많다”며 “전이나 칼국수 떡국으로도 요리해 먹을 수 있고, 참기름을 넣으면 고소한 맛이 더해진다”고 설명했다.

청정바다가 준 친환경 자연식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매생이는 갈파래목에 속한다. 머리카락보다 가늘고 검푸른 빛을 띤다. 매생이는 펄펄 끓여도 김이 잘 나지 않아 입이 데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남도지방에서는 “미운 사위에게 매생이국 준다”는 속담도 있다.

○ 질 좋은 매생이 구하기

매생이는 전남 장흥군 회진면 대덕읍, 완도군 고금면, 강진군 마량면 등에서만 대량생산된다. 가늘고 윤이 나는 것이 최상품이다. 12월 말부터 이듬해 1월 20일까지 첫 채취한 ‘초살’의 품질이 가장 좋다. 나중에 채취한 것일수록 품질이 떨어진다. 초살과 끝물은 가격이 2∼3배 차이 난다.

장흥군 대덕읍 매생이마을, 완도군 고금면 넙도어촌계, 강진군 마량면 숙마어촌계에서 매생이를 구입할 수 있다. 장흥 완도 강진지역 어민 10여 명이 만든 삼덕수산개발(강진만영어조합법인)은 초살 매생이를 냉동 판매하고 있다. 권영목 삼덕수산 대표는 “매생이 냉동 판매가 활성화하면서 연중 품질 좋은 매생이를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한파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30%가량 감소해 가격이 올랐다. 생육도 부진해 출하시기가 2주 정도 늦어지고 있다. 완도군 고금면 매생이 양식장은 물오리 떼의 습격으로 피해를 보기도 했다. 장흥군 해양수산과장은 “평년 가격은 450g 기준으로 3000∼3500원이었지만 올해는 4500원 정도로 올랐다”고 말했다.

장흥=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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