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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특별법, 위헌 심판대 올랐다

입력 | 2013-01-10 03:00:00

서울북부지법 오원찬 판사 “性, 자기결정권에 맡겨야”
성매매女 처벌조항 위헌제청… 헌재, 6개월내 판단 내려야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성매매특별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는 법원 판단이 처음으로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형사4단독 오원찬 판사(38)는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21조 1항은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된다”는 성매매 여성 김모 씨(42)의 의견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고 9일 밝혔다. 오 판사는 “소위 축첩행위(첩을 두는 행위)나 외국인을 상대로 한 현지처 계약 등은 처벌하지 않으면서 불특정인을 상대로 한 성매매 여성만 처벌하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도 했다.

헌재는 이 사건을 즉시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 헌재는 180일 이내에 해당 법률 조항이 위헌인지 아닌지 판단한다.

해당 법률 조항은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는 것이어서 성을 산 남성과 판 여성에 대한 처벌규정을 함께 담고 있다. 그러나 서울북부지법은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내용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것으로 성매수 남성을 처벌하는 것까지 위헌인지 가려 달라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헌재는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것이 위헌인지를 우선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심의 과정에서 해당 법률 조항 전체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오 판사는 결정문에서 “성행위는 사생활 영역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착취나 강요가 없는 성인 사이의 성매매가 성풍속에 중대한 위험을 끼쳤는지 확인할 수 없다”며 “성인 간 성행위는 개인의 자기결정권에 맡겨야 하고 국가는 형벌권 행사로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한 취지를 설명했다. 결정문에 ‘성매매 자체를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위헌 제청을 한 의도와 달리 성매수남에 대한 처벌 문제도 심사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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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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