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당 줄어 씁쓸한데 후생비까지 늑장 지급”
“한때는 인천시 공무원이라는 자긍심이 있었는데 요즘은 타 시도 직원들이 부러울 때가 많아요.”
평소 직원들과 잘 어울리는 인천시 A 팀장(51)의 어깨는 요즘 축 처져 있다. 지난해 말 직원들과 어울려 소주잔을 기울이지 못한 미안함 때문이다.
“예전에는 자주 뭉쳤죠. 가끔 노래방에 가서 스트레스도 풀고 사무실에서 못다 한 얘기도 나눴는데 요즘은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서…. 솔직히 부하직원들 얼굴 보기 민망할 때가 많아요.”
5급 공무원의 경우 시간외수당과 연가보상비가 크게 삭감돼 쓸 수 있는 용돈이 없어졌다. 규정에는 67시간까지 시간외수당을 받을 수 있지만 수당이 삭감되면서 30시간 이내만 인정한다. 연가보상비의 경우 예전에 비해 60% 이상 줄었다. 하위직인 9∼6급 직원들의 연가보상비도 줄었다.
공무원 B 씨(48)는 “실제 급여가 20% 가까이 줄어 생활이 빠듯해졌다”며 “후배들이 저녁식사를 하자고 하면 다음 달 내야 할 카드 값부터 걱정하는 신세가 됐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2일 지급해야 할 1월분 복리후생비(총 17억 원)를 1주일째 주지 못하다가 불만이 터져나오자 9일 오후 부랴부랴 지급하기도 했다.
복리후생비가 지급되기 전 시 내부 전산망에는 ‘복비(복리후생비의 줄임말) 언제 지급되나요?’ ‘너무하네요 정말… 아무 공지도 없이…’ 등 직원들의 볼멘소리가 올라왔다.
9일 현재 인천시 금고 잔액은 1038억 원에 이른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