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공통 전염병 소개 소설 ‘화양28’ 집필 중인 정유정씨
‘7년의 밤’의 작가 정유정이 5월 말쯤 새 장편을 낸다. 그는 “‘7년의 밤’보다 스케일이 크고 다양한 얘기를 준비하고 있다. 독자의 상상을 유발하기보다는 내가 창조한 가공의 세계에 독자를 넣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2011년 3월 출간해 23만 부를 넘긴 베스트셀러 ‘7년의 밤’ 이후 정유정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것은 가상의 도시 ‘화양’이다. 경기 의정부를 모델로 했다는 이 도시에 갑자기 인수(人獸) 공통 전염병이 퍼지고, 도시가 봉쇄된다. 29만 명에 달하던 시민이 3만 명으로 줄고, 도시를 탈출하려는 생존자와 막으려는 군대, 개와 사람의 생과 사가 섞인 28일 동안의 아비규환…. 2010년 12월 시놉시스를 쓴 이후 작가는 여태껏 ‘화양’에서 살고 있다.
“한 도시에 전염병이 돌면 감염자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람들도 격리된다고 우 교수님이 말씀하셨어요. 어쩌죠. 건강한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해야 이야기 전개가 되지, 어디 갇히면 완전히 새로 써야 하는 거죠. 뭐 ‘눈먼 자들의 도시 2탄’도 아니고.”
광고 로드중
궁금한 독자를 위해 살짝 내용을 풀자면 주요 ‘인물’은 6명. 남자 수의사와 여자 신문기자, 119구조대 팀장, 링고, 여자 간호사, 소방공익요원이다. 링고는 수캐고, 소방공익요원은 사이코패스다. 이들이 화양이라는 ‘지옥’에서 얽히고설킨다. “소방공익요원은 짐승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사이코패스죠. 굉장히 좋아하는 캐릭터예요. 대리만족하면서 즐거워하면서 썼어요. 하하.”
작가는 결말까지 ‘시원하게’ 알려줬으나 “(광주 집에) 내려가 절반은 확 뒤집어 버려야겠다”고 말한 점을 감안해 소개는 않겠다. 그는 한두 번 더 고쳐 4월까지 원고 마감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5월 말쯤 책이 나오게 된다.
정유정의 작업 노트. ‘화양’시의 주요 도로와 철도를 비롯해 시청 병원 버스터미널 등이 거미줄처럼 그려져 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작가와 함께했던 앞선 두 번의 술자리 생각이 났다. “담배 안 피우세요”라고 물었다. 그가 달게 피우던 ‘디스’가 생각나서다. 많게는 하루 네 갑씩 피우던 담배를 그는 지난해 2월부터 끊었다고 했다.(대신 전자담배로 갈아탔다.) 술도 안 마신다고 했다. 몸이 무척 안 좋았고, 지방간이 좀 있다는 의사 소견도 받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건강이 괜찮다. 한국 문단의 모범생으로 우뚝 섰다”며 그는 깔깔댔다. 평소 체중보다 3kg ‘오버’라는데 얼굴에 살이 붙어서인지 전보다 인상이 부드러워 보였다.
광고 로드중
‘저질이다’라는 말보다 ‘재미없다’는 말을 들을 때 더 마음이 아프다는 작가. “독서적인 즐거움이 있는, 쉽게 말하면 페이지터너(page turner·책장이 술술 넘어갈 정도로 재미있는 책)를 쓰고 싶어요. 소설이 드라마, 영화와 경쟁하려면 재미있어야죠. 독자들을 밤새 붙잡아놓고 꼼짝 못하게 할 정도로.”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