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단체 ‘일제만행’ 강좌 열어… 연내 교재 만들어 美학교 배포수강생들, 생존자 인터뷰 나서
미국 대학생 로런 허시 씨가 8일 뉴욕 퀸스플러싱에서 한국인 김종관 씨를 만나 일제강점기에 일본군 위안부 등 한국인이 겪은 고통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witness@donga.com
허시 씨는 전쟁 당시 일본 때문에 고통을 겪고 현재 미국에 사는 아시아인을 찾아 나선 미국 대학생 가운데 한 명. 재미 시민단체인 시민참여센터와 홀로코스트센터가 공동으로 기획해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개설한 이 과정에는 퀸스커뮤니티칼리지 학생 9명이 참여했다. 2일 끝난 12주 과정에서 이들은 일본군이 2차 대전 때 저지른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강제 징집, 고문, 731부대의 생체 실험 등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허시 씨는 “주로 유럽의 피해자들에 대해서만 교육받았는데 한국 등 아시아에도 이렇게 광범위하고도 아픈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라고 말했다. 같이 인터뷰에 나선 웨이우 리 씨(19·생물학 1학년)는 “배운 얘길 부모님에게 했더니 믿지 않더라. 특히 위안부 문제를 다룰 때가 충격적이었으며 문득 내 할머니가 떠올랐다”라고 말했다.
80, 90대 한국 할아버지 10명은 손주뻘의 대학생들에게 말문을 열기를 주저하다가 서서히 당시 체험담을 쏟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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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대 김지민 박사(37·한국사 전공)는 이번 과정은 이 지역 홀로코스트센터를 본떠 만들었다고 밝혔다. 유대인들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을 찾아 나서 방대한 기록을 축적한 뒤 이를 기초로 교안을 만들어 공립학교에 배포하는 등 홀로코스트의 인권 박해를 널리 알렸다는 것. 이어 그는 “우리도 인터뷰 등을 토대로 연내에 교재를 만들어 미 학교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