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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당선인 인수위 회의 첫 주재… “또다른 한강의 기적 이뤄야”

입력 | 2013-01-08 03:00:00

발언으로 본 국정운영 방향




‘안전한 사회’와 ‘제2 한강의 기적’. 박근혜 정부가 출범 뒤 5년 동안 국정운영의 중심축으로 삼으려는 핵심 과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7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저는 ‘국민안전’과 ‘경제부흥’을 국정운영의 중심축으로 삼고자 한다”며 목표인 ‘국민행복시대’를 이루기 위한 구상을 밝혔다.

인수위에는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각 분야에서 어느 것을 고치고 이어갈 것이며, 어떻게 시행할지 단기와 중장기 로드맵을 잘 정리해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인수위의 1시간은 다음 정부의 1년이 될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해 달라”고도 당부했다.

○ 두 기둥: ‘국민안전’과 ‘경제부흥’

박 당선인은 국민안전에 대해 “국민행복시대를 얘기하는데 행복에 앞서 우선 국민들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 사회는 법질서가 많이 흔들리고 무너져 가정이 불안하고 아이들도 위험에 노출돼 있어 사회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한 전제조건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당선인은 역대 인수위에서 ‘사회분과’로만 돼 있던 것을 ‘법질서·사회안전분과’로 개편하며 이 과제에 의지를 보였다. 이 분과에 대선 기간 강조한 ‘4대악(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파괴범, 불량식품)’ 척결을 비롯해 범죄 및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정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달라는 주문을 한 것이다.

경제부흥에 대해선 “세계가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데 이 위기를 어떻게 기회로 만들 것인지 해법을 찾아내 또 다른 한강의 기적을 만들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등 경제민주화를 실천하는 것에만 머물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성장’에 초점을 두고 경제를 다시 한 번 도약시키기 위한 각종 정책이 쏟아져 나올 것이란 예상이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역이었던 ‘한강의 기적’을 다시 언급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 주춧돌: 통섭과 현장을 통한 ‘진단’

박 당선인은 인수위의 임무를 잘못된 관행을 진단하고 이를 바로잡는 해법을 제시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환자의 병을 치유할 경우에도 아무리 좋은 약이 개발돼 있고 좋은 기구가 있어도 무엇이 문제인지 진단이 정확하지 않으면 헛수고”라고 했다. 정확한 진단 아래 ‘국민행복시대’를 열 ‘새로운 설계’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진단의 방법론으로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넘나드는 통합학문을 뜻하는 ‘통섭(統攝)’과 국민이 정확히 원하는 바를 짚어내는 ‘현장’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박 당선인은 “과학기술과 각 산업 분야가 모두 융합해 부가가치를 더 높여야 한다”며 “통섭의 핵심은 융합이고 더 중요한 가치는 사람을 중심에 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처 이기주의를 경계하고 정책을 조율할 컨트롤타워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부처가 서로 칸막이를 놓고 (각자) 돈 들여 정책을 만들고 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면 세금이 낭비되고 효율성도 낮아지는 걸 경험했다”면서 “부처 간 물 흐르듯 소통이 되고 중복이 안 되도록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토대: 사회적 자본으로서 ‘신뢰’

박 당선인은 ‘깨끗하고 신뢰받는 정부’가 국정운영의 토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잘못된 관행을 하나하나 고쳐나갈 때 국민들이 정부에 믿음을 줄 수가 있고, 또 추진하는 정책들도 더 공감을 얻으며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무 분과에 “(정부의) 고쳐야 할 관행을 세심하게 잘 살펴 달라”는 주문도 했다.

그는 “사회적 자본이라는 인프라가 깔려야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며 “말만 외쳐서는 안 되고 구체적으로 지도자, 정부가 앞장서 신뢰를 위해 노력할 때 촉진된다”고 말했다. “이번 정부가 공약을 정성들여 지켜 나갈 때 신뢰가 쌓여서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 수 있다”며 공약의 철저한 이행을 강조했다.

한편 인수위는 분과별로 국정을 인수인계할 정부 부처 등 업무를 분장했다.

또 김용준 인수위원장 주재 전체회의를 매주 1차례(목요일), 총괄 간사역인 유민봉 국정기획조정간사 주재 간사회의를 매주 3차례(월·수·금요일)로 정례화했다.

홍수영·윤완준·장원재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