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는 독특한 오페라 다섯 작품이 한 무대에 올라 큰 관심을 끌었다. 12월 29~30일 국립오페라단의 ‘2012 오페라 갈라’는 <카르멘>, <코지 판 투테>, <청>, <방황하는 화란인>, <나부코> 등 명작의 명장면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꾸몄다.
이들 오페라는 서로 성격이 너무 달라 한 무대에 올리기에는 모험이 따른다. <카르멘>은 격정적 멜로물이고 <코지 판 투테>는 해학적 희극이다. <청>은 섬세한 창극이고 <방황하는 화란인>은 장엄하며 <나부코>는 숭고한 아름다움이 있다. 시대적인 배경, 조명, 음향, 의상 및 도구들이 모두 달라 한 무대에서 보여주는 것은 자칫 무모해보일 정도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 다섯 작품은 한 무대에서 서로 어울리며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빠른 시간에 무대를 바꾸고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아리아, 합창, 댄스 등이 조화롭게 어울려 매력적인 무대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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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창과 국악기(아쟁, 대금, 해금, 그리고 타악기)의 소리가 서양오케스트라와 조화를 이루고 아리아는 국악고유의 선율을 고집해 한국음악의 멋과 정서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안숙선·김지숙 명창이 도창을 맡고 발레리나 김주원이 독무를 춰 볼거리를 풍성하게 했다. 심청이 역을 맡은 소프라노 김성혜의 다소 높은 듯한 음역은 구슬픈 심청의 심정을 표현했고, 심봉사 역 바리톤 김동섭과 도선주 역 테너 강훈의 소리 또한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