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맞대결 예상
김하나-정경은, 개인자격으로 대회 출전
中 위양-왕샤오리조 징계없이 대회 참가
2012런던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에서 중국의 ‘고의패배’ 꼼수에 휘말려 실격된 김하나(24·삼성전기)-정경은(22·KGC인삼공사)이 한국에서 열리는 최고 수준의 국제무대에서 당시 상대였던 중국 위양-왕샤오리를 목표로 명예회복에 나선다.
런던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렸던 김하나-정경은은 8월 1일 윔블리아레나에 열린 조별리그 경기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 위양-왕샤오리가 중국 선수끼리의 4강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 억지로 패하면서 징계에 휘말렸다. 결국 올림픽에서 실격됐고, 1년간 국가대표 자격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김하나-정경은은 현재 국가대표는 아니지만, 이번 대회에 정식으로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다. 그동안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누적된 랭킹 포인트가 높아 세계 10위를 지키면서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참가 자격을 얻었다. 또 규정상 국내서 열리는 국제대회에는 국가대표가 아니더라도 랭킹 요건만 충족시키면 얼마든지 참가할 수 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는 3일 “개인 자격으로 참가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을 수는 없다. 그러나 규정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하나-정경은은 8월까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을 수 없기 때문에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과 기량을 겨루기 힘든 형편이다. 따라서 이번 대회는 모처럼 얻은 명예회복의 장이다. 특히 런던올림픽 당시 파문을 주도했던 위양-왕샤오리(현 세계 3위)가 참가한다. 세계 최고의 복식전문선수로 꼽히는 위양은 당시 은퇴를 선언했지만, 곧장 아무렇지도 않은 듯 국제대회에 참가했다. 중국은 고의패배를 주도한 코칭스태프와 선수 누구에게도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한국 선수들이 징계를 받는 동안 중국은 보란 듯 국제대회에 빠짐없이 이 선수들을 참가시켰다.
당시 함께 실격됐던 인도네시아 멜리아나 자우하리-그레시아 폴리도 국가대표 자격정지 3개월의 징계가 끝나 현재 국제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배드민턴연맹(BWF)도 런던올림픽 당시 고의패배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조별리그 방식의 결함을 인정하고 지난달 초 룰 개정을 결정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