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 60년… 생태관광-국제평화 회의 장소 등 경제가치 부각
강원 고성군 현내면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녘 땅. 이 지점은 155마일(약 249km)에 걸친 비무장지대의 동쪽 끝으로 인근 도로는 금강산 관광객의 출입로로 이용되기도 했다. 동아일보 DB
DMZ는 남북 분단의 상징물, 냉전의 유산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 들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생태의 보고로서의 가치를 조명받고 있다. 또 남북 공동 사업을 통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경제적 공간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이 때문에 DMZ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강원도에 2013년의 DMZ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 국제회의, 관광상품화 등 행사 풍성
DMZ 60주년을 맞아 다양한 관광 상품도 개발된다. 고성의 DMZ박물관 통일전망대, 양구의 제4땅굴 을지전망대, 철원 노동당사 제2땅굴 평화전망대 등 통일·안보관광지를 비롯해 트레킹 코스, 철새 도래지 등이 활용된다. 또 군(軍)과 사격·모의 전투 체험, 병영 체험, 북두전망대 관측 등 최전방 관광 상품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상품화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2013∼2015년 3년 동안 접경지 6개 군(郡) 주민과 6·25전쟁 참전 용사들을 대상으로 DMZ와 관련된 이야기 및 전쟁 무용담을 발굴해 스토리텔링화하기로 했다.
강원도는 60년간 개발의 때가 묻지 않은 DMZ를 자연 생태계의 메카로 보전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11월 말 강원도 DMZ 지질공원조성사업단은 ‘강원 평화지역 지질공원’의 세계 지질공원 인증을 유네스코에 요청했다.
강원도 DMZ정책담당관실 김규식 평화지역담당은 “기념행사는 정전 협정이 이뤄진 7월 전후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추경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세부 내용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 DMZ 주변 지역 경제 개발 청사진
강원특별평화자치도 설치는 중장기 과제로 진행되고 있다. 통일시대에 대비해 강원도를 평화 모델 지역으로 지정해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강원특별평화자치도의 세부 추진 방안으로는 남북 고성군 전체 지역을 ‘남북일제(南北一制) 평화특구’로 운영하는 것을 비롯해 설악∼금강 국제관광자유지대 조성, 철원과 동해안 평화산업단지 조성, 산림 바다 DMZ자원 공동 개발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철원평화산업단지는 남한 지역에 조성하고 북한의 노동자가 와서 일한다는 점에서 개성공단과는 형태가 다르다. 철원단지는 우리 기업의 재산권 및 경영권을 보장하고 통행 통신 통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고성에 청사진을 그린 남북일제 평화특구는 남북 공동시장 개설 및 무비자 왕래를 통한 자유로운 경제 활동 보장, 남북 교류 차원의 북방문화교류센터 설립 등이 담겨 있다.
최근 ‘DMZ 60년 맞이 그리고 강원도’라는 정책 브리핑을 발표한 강원발전연구원 김범수 부연구위원은 “DMZ 60년을 맞아 앞으로의 남북 관계는 경제 분야에서 윈윈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라며 “단기적으로는 금강산 관광 재개나 북한 자원의 남북한 공동조사부터 진행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